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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니 사람이 그립다음성로-2. 감우재전적지~금왕읍까지
김진수 기자  |  birst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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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4  10: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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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우재 도로 가로수길.
   
▲감우리 음성로 옆에 있는 신재흥 화백 화실 모습..

12월, 우리는 모두 한 해의 마지막에 서 있다. 올해 우리가 달려온 길은 어떤가? 되돌아보아야 하는 시간이다.

음성군 남북을 가로지르는 ‘음성로’. 길 위에도 눈이 내린다. 눈쌓인 음성로 위에 서니 사람이 그립다. 따뜻한 그 사람이....

본보는 지난호에 이어 가운데 음성읍 감우리 감우재전적지를 시작해 금왕읍까지 이르는 음성로를 걸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농어촌공사 음성지사 모습.

❍이름없는 민초들이 다녔던 길

문득 기자는 감우재를 넘으며 생각한다. 이 음성로는 어떤 사람들이 걸어다녔을까? 물론 길이 있으니, 사람들이 걸어다녔을 터. 음성로는 사실 역사적으로 볼 때 그리 주목받는 길은 아니었다. 예부터 음성군에는 부산-상주-문경-충주-음성(생극)-이천(장호원)-광주-서울로 이어지는 3번 국도가 유명했다. 이 3번 도로는 영남 사람들이 주로 서울을 왕래한 도로다. 또 음성군엔 이른바 충청대로, 충주와 청주를 잇는 도로가 있다. 소이면-음성읍-원남면을 지나는 도로다. 충북선 철도와 나란히 이어진 충청대로는 충북 북부권 주민들이 청주와 대전 등으로 나갈 때 주로 사용했던 도로. 3번 국도와 충청대로와 비교하면 음성로는 그 중요도와 비중이 초라하기만 하다. 고작 음성로는 일제시대 음성읍에 음성군 행정관청이 들어서면서부터 100여년 간 이용했던 군민들 도로라고 해도 무방하다. 역사 기록을 찾아보자면, 보은부터 이천, 광주로 이동했던 한말 동학농민군, 의병들이 걸어다녔으리라 짐작된다. 이런 기자의 상상력은 몇 년 전부터 연구를 시작한 음성군 지역 ‘동학농민의병 운동사’가 뒷받쳐준다. 또 음성로는 6.25 한국전쟁 초기, 소여리-감우리-무극리-병암리에서 10여일 간 벌어졌던 ‘무극전투의 무대’였다. 음성로는 그야말로 민초들이 밟았던 도로다.

   
▲사정저수지 모습.

❍사정저수지 맑은 물에 햇빛이 얼굴을 씻으면

감우재를 넘어 북쪽으로 향한다. 감우리를 벗어나면서 도로 오른쪽에 작은 단층 슬라브 건물이 엎드려 있다. 몇 년전부터 감우리에 작업장을 마련한 신재흥 화백(현 음성예총 회장) 화실이다. 신 화백은 담배건조물을 소재로 한 서양화 작품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문득 신 화백 작품이 보고 싶다. 그 화실엔 어떤 작품이 신 화백의 열정을 담아 감동을 잔뜩 품고 있을까?

감우리를 지나 사정리에 들어섰다. 사정리엔 발길 끊긴 사정초등학교 교정이 쓸쓸하기만 하다. 사정리엔 무엇보다 ‘무극저수지’라고 부르는 사정저수지가 넓게 자리를 잡고 있다. 찰랑찰랑 맑은 물결이 얼굴을 씻은 햇빛을 반사한다. 눈부시다. 사정저수지는 이웃한 육령.백야저수지와 연결돼 있다. 소위 3형제저수지다. 사정저수지는 금왕,생극,감곡면과 대소.삼성.맹동 지역 농지에 농수를 공급한다. 무려 음성군 농경지 80% 가량의 젖줄이다. 또 도로변에 위치한 음성농업기반공사는 관내 저수지 관리를 비롯해 음성군 농지와 관련된 사업들을 총괄한다. 농업기반공사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굴다리를 지나면, 사정2리 강당마을이다. 강당마을은 골짜기를 따라 길게 100여 호 마을이 형성돼 있다. 강당마을 도로는 용산리까지 있었던 도로인데, 감우재 방면으로 음성로가 뚫리며 산림에 묻히고 말았다. 최근 음성IC가 들어서면서 이 도로 개통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동학농민의병의 무덤이 발굴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육령저수지 석양 모습.

❍금빛 찬란한 금왕! 그곳에는

발걸음을 금왕읍 쪽으로 옮겨보자. 지리적으로 금왕읍은 음성군 9개 읍면 중심지역이다. 예부터 용계리, 봉곡리에 무극광산이 개발되면서 경기가 활발했던 곳. 지금도 음성군에서 인구가 가장 많다. 금왕에는 음성소방서,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시니어클럽 등 기관들이 들어섰다. 특히 전국규모 신입생을 선발해 취업률이 높은 충북반도체고가 금왕생활체육공원과 마주한다. 금왕에서 충주 방면으로 육령(금석)저수지가 있고, 그 옆엔 금왕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군민들이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백야저수지와 백야리 일원은 음성군이 다양한 휴양공간을 개발하고 있는 곳. 백야저수지 산책길, 백야휴양림, 수목원, 목재체험관 등에는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백야저수지와 봉곡리 일대를 이어 금광을 테마로 한 관광시설을 조성했으면 한다. 그러면 지역 경기 활성화는 물론, 굴뚝없는 산업인 특색있는 문화관광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지난 11월 이영자 개그우먼이 소개한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엔 방문객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삼성면 마이산 망이산성 설경 모습.

❍맹동,혁신도시,대소,삼성 지역으로

잠시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멀리 서남쪽으로 눈을 돌린다. 금왕에서 진천까지 이어진 도로를 따라간다. 금왕을 벗어나면서 소속리산 자락엔 전국에서 제일 큰 규모의 복지시설인 ‘꽃동네’가 있다. 꽃동네를 찾는 봉사자들 발걸음은 계속된다. 꽃동네를 지나니 전국제일 품질의 맹동수박 산지, 맹동이다. 맹동면 논밭은 수박농사를 위한 비닐하우스 천지다. 그리고 2010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충북혁신도시가 진천군 경계를 넘어서까지 펼쳐진다. 충북혁신도시는 11개 공공기관이 입주하고, 지난 7월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 확정이라는 희소식을 전해줬다.

대소면은 일찍이 중부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온 곳. 넓은 농경지에서는 쌀, 수박 등 각종 농작물이 생산되는 풍요로운 지역이다. 중부고속도와 평택-제천고속도가 교차하고, 대소IC가 가까워, 대소.대풍.중부.성본산단이 개발되었고, 수도권에서 많은 기업들이 이전해 경제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한독약품박물관에선 우리나라 의약품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대소면 북쪽엔 삼성면이다. 삼성면 역시삼성농공단지, 음성테크노산업단지가 조성돼 많은 기업체와 중소 규모 공장들이 돌아간다. 또 중부고속도 음성휴게소에 삼성하이패스IC가 설치되며 수도권 접근성이 아주 편리해졌다. 음성축산물공판장을 비롯해 3개 골프장은 활기있게 운영된다. 또 양덕저수지와 경기 이천시 경계에 있는 마이산은 군민과 전국 등산객들이 쉽게 찾는 산이다. 음성군이 근래에 산성을 다시 축조하며 마이산은 새롭게 변신했다.

음성로 위에서 기자는 영원한 청년시인 윤동주 님의 시를 노래하며 숨을 돌린다.

“잃어버렸습니다. /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 길에 나아갑니다. /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 담 저쪽에 내가 있는 까닭이고 / 내가 사는 것은 / 다만, / 잃은 길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님의 시, ‘길’ 전문--

   
▲눈발이 흩날리는 음성IC 입구 도로 모습.
   
▲백야온실원 전경.
   
▲금왕.꽃동네IC 모습.
   
▲안개가 덮인 백야저수지 모습.
   
▲충북혁신도시 모습.
   
▲ 한독약품박물관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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