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재록 시인
발이 차다
며칠째 밤마다 냉기가 치올라 뒤척뒤척
통증이 허리를 비틀어
짧은 손마디 꺾어 양말에 버선을 겹겹 끼운다
사이사이에 스미는 비정을 두 손으로 쓰다듬는 긴 밤
많이 써먹었다
언제 한번 제대로 보듬어주지도 못하고
목숨의 무게를 짊어지운 채 오르고 내리며
찢긴 바닥 발바닥
피도 메말라 허연분칠에 딱정이다
돌아갈 자리 흙, 연일 밟은 흙까지 외면하는
발, 발이 뻗치는 서릿발
시침을 덮친 분침이 초침에 덮치고
순식간만 모면하면 제 스스로 돌아갈 것이라고
숨소리 하나로 서서 오장을 찌르는 밤
한밤중의 신음이 깜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