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 체육대회의 전환

오랫동안 내려오는 전통을 새롭게 정립해 나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선배들로부터 대물림 되듯 내려오는 전통은 선배와 후배들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이해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러기에 전통의 보존은 사명감과 의무감이 동시에 존립하는 것이고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심적 부담감 때문에 전통은 뿌리의식으로서 연대감을 형성한채 지속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전통의 모습도 시대적 조류에 편승하여 탈바꿈을 해오고 있다.
행사성 전통은 시대적 흐름에 더욱 민감하여 변화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는 슬기롭고 현명한 가운데 선후배들의 이해의 폭을 넓힐수 있는 입장으로 정리되는 것이 우선 과제이다.
새천년 들어 음성, 소이 원남지역등 61동우회(61년생 모임)에서는 매년 추석이튿날 개최하는 기별체육대회를 접고 체육대회 주관을 맡기위해 10년동안 모아온 기금 1천만원을 음성,소이,원남지역 불우 이웃주민들을 돕기위한 성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그러한 가운데 고해성사를 하듯 선후배에게 이해를 바라는 겸손한 모습의 고별사는 새천년 새희망을 제시해주는 메시지로 다가오고 있다.
“음성지역을 사랑하시는 각 기별 선후배 회원 여러분께!
우선 머리숙여 사과의 인사를 올립니다.
20여년간 지역선배님들께서 지역의 선후배간 화합과 지역발전을 위하여 매년 치러오던 기별 체육대회를 저희 61동우회 사정으로 치루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지역 선후배님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사과의 인사를 드립니다”
61동우회에서 오는 9월13일 다시말해 추석이튿날 개최할 제 20회 기별체육대회를 개최할수 없음을 밝히는 입장의 고별사중 일부분이다.
이미 몇해전부터 기별체육대회의 지속성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 했던 입장이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총동문회에서 추석이튿날 체육대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욕구가 제시되면서 평곡 초등학교에 이어 음성 수봉초등학교에서도 총동문체육대회를 추석이튿날 개최하는 것으로 입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61동우회 아래 기수인 62동우회에서는 기별체육대회를 주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제시된 상태이고 내년부터는 수봉초등학교 총동문회에서도 추석이튿날 총동문체육대회를 개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이다.
기별체육대회가 초등학교 총동문 체육대회 형태로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을 막을수 없는 것이다.
왜소한 것 같지만 우유빛 동심의 힘은 기별의 힘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매년 개최하는 기별체육대회 경비도 만만치 않다.
1일 행사에 소요되는 비용이 4천여만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주관기 기금과 주위 스폰서등에 의존하여 행사를 치루고 있어 심적부담도 고통스러울 정도이다.
사태가 이쯤 되고보면 61동우회 내부사정이 어떠한지는 몰라도 용단있는 선택이 아닐수 없다.
20년간 이어온 전통을 접고 알에서 깨어난 새가 비상을 꿈꾸듯 새천년을 새로운 탈바꿈으로 고통스런 전환점을 마련하는 61동우회에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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