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지원과장

 
 

오래전 미국 인디아나주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급 전학생이 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에서는 많은 걱정을 했으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모로부터 허락을 받고 삭발을 했던 것이다. 이유를 알아보니 한 학생이 뇌종양으로 방사능 치료와 화학요법 치료를 받아 머리가 모두 빠져서 삭발을 하고 다녔던 것이다.

창피해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친구를 돕기로 결의하고 모든 학생들이 삭발을 했던 것이다.

얼마 전 모 신문에 “청주 가는 버스에서 피 닦아준 여학생 꼭 보셨으면...”이란 제목으로 한 여학생을 칭찬하는 기사가 실렸다. 한 네티즌이 울산에서 청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목격한 여학생의 선행을 칭찬하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날 버스에는 술에 잔뜩 취해 길에서 넘어져 얼굴에 피가 흐르는 승객이 탔다. 누구도 눈치만 볼뿐 선뜻 도와주는 이가 없었다. 여학생이 버스에 올라와 피 흘리는 남성을 발견하곤 얼음과 약을 사와 옆에 앉아 피를 닦아주고 찜질을 해주었고, 휴게소에서는 화장실까지 부축해서 다녀왔다고 했다. 이 여학생이 간호학 전공 책을 들고 있었다고 하니 “정말 멋진 간호사가 될 것 같다”고 댓글도 있었다.

청소년기는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라 하여 육체적, 감성적, 정서적으로 대단히 활발하면서도 불안한 시기이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우선 행동으로 옮기고 보는 즉흥적이고, 갑자기 화를 내거나 우울해 지기도 하는 변화가 많은 시기이다. 때로는 음주나 담배의 유혹에 쉽게 빠지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집단으로 모여 있는 장소에 가기를 꺼려한다. 어쩌다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거나 조언을 하면 상관을 말라거나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내게 지적을 하느냐는 식으로 저항한다. 따라서 불량청소년의 문제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생활지도의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학생들의 왕따나 폭력문제를 보면서 청소년들의 대책 없는 행동을 원망하기도 하고 요즘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아무 대책이나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요즘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떠한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계획과 스타일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무모한 것 같지만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자기 나름대로의 미래를 설계하고 침착하게 실천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청소년기에는 원래 생각이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시기이다. 청소년기에 일어나는 불안정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비판하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 들을 격려해 주고, 부드러운 충고가 필요한 것 같다. 청소년기에 일어나는 생리적 변화, 가치관의 혼란, 자기중심적 사고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다.

또한,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다. 자신의 특기와 적성을 찾아 미래를 개척하고 도전하는 힘이 필요하다. 우리의 현재 획일적인 교육현실에서는 청소년이 자신의 꿈을 가지고 미래의 청사진을 펼치는 데는 경험과 지식을 가진 건전한 조력자의 힘이 필요하고 본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목표를 향상 열정, 긍정적인 사고능력으로 멋진 미래를 설계하고 성장하도록 모두의 끊임없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에서 우리들 신세대의 밝은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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