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올해는 예년보다 겨울가뭄이 극심하여 산불이 급증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만 벌써 142건이 발생해 예년 같은 기간 59.5건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피해면적이442ha 축구장 610개의 면적으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환경이 오염되어 자연의 힘으로 복되는데 만 최소20여년이 걸린다고 한다. 산불이 일어나는 원인은 거의가 인재로 인한 것이다.

2015년 3월 청주의 한 물류회사에서 일하던 A(32)씨는 회사 물품 보관창고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무심코 꽁초를 손가락으로 튕겨 불을 껐다. 그로부터 20분 정도가 지난 뒤 창고에서 불이 일기 시작했고, 가연성 물품이 가득했던 탓에 불길은 삽시간에 번졌다.

이 불은 인근 건물까지 총 3개의 창고를 태우고 4시간 만에 진화됐다. 피해액은 자그마치 51억 5800여만 원에 달했었다. 담배는 일종의 기호식품으로 흡연은 개인의 소중한 선택이고 권리이다. 그 옛날 흑백영화시대는 담배 한 모금 깊숙이 빨아 멋있게 내 품는 배우의 멋진 모습에 인생의 심오한 그 무엇인가를 고뇌하게 되는 멋진 광경에 매료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요즈음 자주 목격되는 운전 중 흡연광경은 이렇다.

흡연하던 운전자가 차창을 내린다. 순간 피우던 꽁초를 엄지와 중지사이에 끼워 용수철처럼 길바닥에 튕겨 버린다. 거기다가 가래침 까지 카악! 뱉어버리고 차창을 올리고는 룰루랄라 즐거운 표정으로 사라진다. 왜 자기 차에 장착된 재떨이는 도대체 무엇에 쓰는 건지! 그 불이 붙어 있는 꽁초가 날아 갈 때 스트레스도 따라 날아가는 건지, 살기가 힘든 세상이라 침을 뱉어 응징하는 건지 알 수 가 없다.

그 꽁초 하나로 올 봄에도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수십 년간 정성들여 가꾼 산천초목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었고, 삶의 터전이 초토화 되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혹시라도 뒤에 오던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여 애매한 운전자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음을 왜 생각지 못하는 것일까. 한해 우리나라에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약 3만4000톤이나 된다고 한다.

거리의 미관 저해는 물론 산간지역 산불피해와 도심지역 하수구 막힘으로 인한 비 피해 등 재산적 손실까지 야기하는 담배꽁초 무단투기는 정말 근절돼야 마땅하다. 꽁초를 버리는 사람들이야 흔히 “나 하나쯤이야!” 혹은 “겨우 작은 꽁초하나 쯤이야.” 하는 마음이 문제이다. 운전 중에 무심코 꽁초를 길거리에 버리고 이를 보는 사람들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흡연자들이 무심결에 버리는 담배꽁초로 인한 피해는 상상이상으로 훨씬 심각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즈음 한해 서울에서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적발된 사람 수가 21만 명에 달하고 징수된 과태료가 수십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나가는 행인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불로 인하여 재래시장에 화재가 발생하여 영세상인의 점포가 잿더미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일도 있었다. 일본의 흡연문화는 보행중 흡연위반, 꽁초 무단투기는 2000엔부터 20000엔까지 벌금을 부여하고, 싱가폴은 꽁초무단투기와 금연지역 흡연에 84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와 법규범이 살아있는 싱가폴은 거리에 꽁초 하나 없는 선진 흡연문화를 대변하는 듯하다. 정부와 국민들은 질서와 법이 바로선 나라를 만들기 위해 강력한 정책과 대대적인 국민 동참으로 길거리에서 꽁초, 껌, 침 등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우리의 시민의식은 어떠한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길거리에 꽁초를 버리고 함부로 침을 뱉고 기초질서 불감증으로 타인에게 불편 주는 행위를 스스럼없이 자행하면서 자신의 불편이나 불이익은 감수하지 않으려는 이기주의·적당주의의 만연은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청결과 질서의 나라 싱가포르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선진국에 걸맞은 국민의식은 정부의 일방적인 추진이나 경찰의 홍보·단속, 한 줄의 거창한 표어로 질서가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 모두가 질서의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사고의 전환으로 실천에 옮길 때 싱가포르처럼 깨끗하고 질서 있는 거리와 법이 바로선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흡연가 들은 당장 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면 편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올바른 흡연문화 정립에 동참해야 한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무심코 버려두었다가는 그 피해가 너무나 크게 우리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 올바른 흡연문화정착이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또한 당신의 양심을 함부로 튕겨 버리지 않는 습관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 참된 용기 있는 자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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