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기 음성군경제국장

김중기 음성군경제국장.
김중기 음성군경제국장.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 어허 품바가 잘도 헌다 / (헤~) / 일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 일백년도 못살 인생 / 사람답게 사람답게 살고파라. 이자나 한자나 들고나 보-니......

품바타령이다. ‘품바~!’, 옛날 시골 장터 등에서 동냥을 하는 각설이나 걸인을 부르던 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보면 품바에 대한 의미가 여러 가지 있는데 그중에서도 함축된 의미는 ‘사랑을 베푼 자만이 희망을 가진다’는 것이며 한자의 ‘품(禀)’자에서 연유되어 ‘주다’, ‘받다’의 의미가 있고 또 다른 의미로 품앗이, 품삯 등에 쓰이는데 일하는데 드는 수고의 의미인 ‘품’에서 연유했다고 전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다 할 관광자원이 없는 음성에 매년 봄철이면 품바타령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가고 춤판에 모인 사람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흥에 취해 어울리며 한바탕 놀이마당을 만든다.

무엇일까? 바로 품바축제이다. 올해로 스무돌을 맞는 음성품바축제는 5월 22일부터 5일간 음성군민의 휴식공간인 설성공원에서 열린다. 음성품바축제는 지난해 충청북도 최우수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2년 연속 선정되어 명실상부한 전국축제로 거듭 태어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음성의 품바축제는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민선1기, 2기 음성군정을 이끄시던 故 정상헌 군수님의 제안에 따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지역의 순수 문화예술인들이 자발적인 참여가 그 산파역할을 했고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문화예술인이 일심동체가 되어 맨몸 으로 뛰고 열정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고장 음성에 품바축제라는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꽃동네와 거자성자 최귀동 할아버지, 자리고비 조륵선생을 모태로 새천년 시대를 활짝 열어 나가고 지역의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군민들의 소득증대에 다소나마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품바 축제는 사랑과 나눔이라는 정신문화축제로 승화 발전되어 왔다.

품바축제의 시작은 미미했고 처음부터 열악한 환경에서 출발했다. 축제에 대한 경험도 거의 없었고 턱없이 부족한 재정형편, 거지축제라는 지역주민들의 냉소적인 반응과 무관심은 커다란 걸림돌이었다. 그렇지만 축제를 주관한 문화예술협회 회원들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당시 민선군수를 비롯한 관계공무원들의 추진의지와 열정은 첫 축제를 무난히 치러냈다. 품바축제가 대한민국 유망축제로 2년 연속 선정되고 올해 20주년 축제를 준비하기까지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 관계공무원과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각고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축제가 열릴 때마다 개인 주머니를 털어 성금을 내고 헌옷가지로 의상도 만들고 숙식도 같이 하면서 밤낮없이 자신들의 시간을 아끼고 쪼개며 축제를 준비하고 추진하는데 열과 성을 다하여 온 결과 지금 음성군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결실을 일구어냈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란 말이 있다. "미치지 않고서는 원하는 그곳에 도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당시 음성문화예술협회 회원들에 꼭 들어맞는 말이라고 본다. 함께 참여한 모든 이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미친 듯 축제를 추진하였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우리 품바축제는 이제 어엿한 어른이 되었고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한 걸음 한 걸음 힘찬 도약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스무 살 성년으로 성장한 품바축제에 온 몸을 바친 지역문화예술인과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함께 참여하신 모든 분들의 각별한 애향심에 깊은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역축제가 893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 외 에도 단순한 축제까지 합하면 1천여 개의 축제가 넘어 과히 대한민국은 축제공화국이라 불릴만하다. 이러한 축제 대다수가 사전 충분한 타당성 검토없이 지자체단체장의 치적용으로 급조 되어 개최되다 보니 예산낭비뿐 아니라 지역경제에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음성의 품바축제는 어떠한가?

음성품바축제는 전국에서도 유일무이한 정신문화축제로서 그 위상을 높이면서 전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여 왔다. 사랑, 나눔, 배려, 봉사, 희망, 감사, 인류애 등 우리들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덕목들을 널리 각인시켜주고 우리 조상들의 삶을 풍자와 해학으로 재조명하여 신명과 웃음을 선사해주는 그 어느 축제보다도 차별화된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귀동 인류애 봉사대상”, “노숙인‧장애인‧독거노인에게 사랑과 희망을...”, “품바 길놀이 퍼레이드”, “천인의 품바 비빔밥 나누기” “전국 품바왕 선발대회”, “관광객과 함께하는 품바공연” “사랑의 나눔장터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다른 축제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데 전혀 손색이 없다. 또한 축제가 끝나면 각 프로그램을 운영한 단체에서 유니세프 기금이라던지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사랑의 성금기탁이 줄을 이어 음성인들의 따뜻한 정과 나눔정신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음성장학회 장학기금이나 성금품 기탁 등 기부문화를 솔선하여 실천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분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는 것도 품바축제가 음성군에 주는 커다란 선물이라고 할 것이다.

20여년 전 문화관광계장으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첫 품바축제를 기획하고 치렀던 나는 어느덧 퇴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공직이지만 품바축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더욱 갖게 하고 축제발전과 성공에 대한 남다른 기대를 가지게 된다.

축제의 성공은 군민 모두의 깊은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따라서 축제기간 중에 외식업이나 숙박업에 종사하는 주민을 비롯한 많은 군민이 품바복장으로 친절하게 관광객을 맞았으면 한다. 식단도 음성의 농특산물인 고추와 인삼이 가미된 품바비빔밥을 특별메뉴로 개발하여 선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전국의 관광객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홍보기법이 필요하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SNS를 최대한 활용하고 공무원과 기관단체 임직원들이 가입되어 있는 동창회나 동문회 등 전국 네트워크 모임을 축제기간 중에 개최하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5회 품바축제 때부터 병행하여 개최하였던 품바 마라톤대회를 부활하는 것이다. 우리고장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이었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님을 브랜드화하여 ‘품바 마라톤대회’를 ‘반기문 마라톤대회’로 변경하여 지금까지 개최하고 있는데 이 마라톤대회도 품바축제 기간 중에 개최하고 명칭도 “반기문 품바마라톤대회”로 바꿨으면 한다. 이 외에도 20여년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금의 프로그램을 수정 보완 발전시키면서 보다 특색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여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성숙되어 가길 바란다. 스물의 나이로 성년을 맞이한 품바축제가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숙성되면서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커다란 자긍심을 느낀다.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다. 품바축제야 말로 우리 음성군이 발굴 육성해 나가는 가장 지방적인 것이다. 그러기에 품바축제는 가장 세계적인 축제로 우뚝 서게 될 날이 올 것이다. 문화관광부 대표축제로 일정기간 선정이 되면 글로벌 육성축제로 지정된다고 한다. 품바축제는 시작은 미미 했지만 더욱 융성 발전할 것이다. 군민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간다면 품바축제는 몇 년 후에 글로벌 육성축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본다. 스무돌을 맞는 올해 품바축제에는 20년전 함께 동고동락했던 그들과 품바 의상도 직접 만들어 입고서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어깨를 들썩 들썩, 춤추면서 축제를 즐겨볼 요량이다. 전국의 품바님들이시여~ 오는 5월에 대한민국의 중심, 행복한 음성에서 다함께 만나 한바탕 놀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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