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

아침부터

소프라노로 퍼지는 햇살이

문을 두드리며 손짓이다

 

얼마 전 시멘트로 포장된

마당 가 틈새를 비집고

올라온 풀 한 포기가 있었다

눈에 거슬려 호비어 내었더니

살붙이 뚝 잘라 내주고

기어들어가는 몸뚱이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부딪혀 생겨난 멍

손아귀 가득 쥐었다가 놓아준 적

 

어느새 상처를

아물린 그 풀 한 포기가

지금 낮달 같은

노란 꽃송이를 피워올리고 있다

속속 꽃잎마다 아픔까지도

해상하여 내어놓고

홀씨 씨내림이 푼푼하게 웃고 있다

 

땅으로부터

한치도 오르지 못하는 삶이지만

살다 보면 언젠가는

꽃필 날이 있겠지

하얗게 피어오르는 날갯짓처럼

날아오를 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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