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수

50여 년 정지된 시간이
수화기 넘어 끌려 나온다
아직도 통통하냐고?
그 소리가 단풍들었다
눈 지그시 감아야 떠오를 모습
나는 그녀 안에 영원한 소녀인가?

녹슨 시간 위로 바람이 끌고 간다
서울역 불광동 연신내로 이집저집 안부 묻고
시내버스 문짝 두들기며 외치던
안내양의 목쉰 소리가 수화기 안으로 딸려온 이유
1960년대 우울증이 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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