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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나무 (2)반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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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7  11: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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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레드우드가 거대한 뿌리 망으로 군락을 이루며 산다면,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보는 대나무 또한 그렇다.중국의 소동파는 고기가 없는 식사는 할 수 있지만 대나무 없는 생활은 할 수 없으며 고기를 안 먹으면 몸이 수척하지만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저속해진다고 했듯이 대나무가 맑고 절개가 굳으며 마음을 비우고 천지의 도를 행할 군자가 본받을 품성을 모두 지녔다 하여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대나무를 좋아하였다.

나도 대나무를 참 좋아한다. 언젠가는 한번 직접 가꿔보고 싶었는데 대나무로 유명한 함양을 지나는 길에 한자 정도 크기의 대나무 뿌리를 얻게 되었다.  화단 맨 가장자리 한구석에 심었다.  첫해 10여 포기의 싹이 돋아나 제법 집안분위기를 돋웠다. 화단의 대나무는 엄청나게 번성하였다.  심은 지 4년째. 화단을 모두 점령하고도 모자라 마당의 보도블록까지 들어 올렸다. 맙소사. 부랴부랴 제거작업을 했다.  그런데 뿌리가 얼마나 얽히고설켰는지 결국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마당을 다 들어내며 뿌리 없애기를 해야만 했다. 대단한 번식력이다.선친께서 큰 지진이나 산사태가 나면 대나무밭을 가면 산다는 말씀이 언 듯 떠오른다. 그러나 절대로 울안에 대나무는 심지 말아야 한다.얼마 전 경북 울릉군 도동항 기암절벽에서 자라는 향나무(일명 석목)가 세계 최고령목일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이테 등 실측결과 5천~6천년의 추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최고령 나무로 추정되고 있는 울릉군 도동항 향나무. 울릉군발전연구소는 ‘삼형제봉 절벽 돌 틈에 솟아있는 향나무는 높이 6m, 직경 1.5m, 둘레 4~5m의 거목으로 최근 나이테 등 실측조사 결과 수령이 5천~6천년 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향나무는 그동안 섬 주민들 사이에 돌 틈에서 이슬을 먹고 자라며 대략 2천년 묵은 것으로 전해져 왔다. 그러나 정밀조사가 한 번도 없어 이번 기회에 정밀조사를 거쳐 천연기념물로 지정보존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985년 태풍 브랜다로 몸통 일부가 부러졌으나 새로운 줄기를 이어가며 놀라운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강인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오랜 영겁의 세월동안 거친 해풍과 척박한 환경을 견뎌냈기 때문이다. 높은 기암절벽 위에서 이곳 도동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수호신 향나무. 부딪힐수록 강해진다.우리 장병들이 외적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키려면 강인한 체력을 다지도록, 훈련을 열심히 받아야 한다. 운동선수들의 피나는 훈련 또한 같은 맥락이다.

나무처럼 우리 몸도 부딪힐수록 강해진다.최두석 시인의 울릉도향나무가 생각난다.향나무야/울릉도 통구미의 향나무야/아스라한 벼랑의 바위틈에/뿌리를 서려 두고/이 땅의 변방에서 살다 간/어떤 강인한 넋의 자취인듯/온몸을 용틀임하듯 틀어올려/의연히 태양을 우러르고/파도를 굽어보는 향나무야/네가 견딘 눈보라와/네가 바라보는 별을 생각하며/마음 다지는 자 있어 묻노니/부러 남들이 범접하기 어려운/높고 가파른 자리 골라/살아가는 연유는 무엇이냐.

이를 보며 하재영 시인은 이렇게 시를 해석하였다.사람마다 힘들고 지칠 때 찾아가는 곳이 있다. 어떤 사람은 바다를, 어떤 사람은 산을, 또 어떤 사람은 마을 앞 고샅에 자리 잡은 아름드리나무를 찾는다. 시인은 울릉도 통구미에 있는 용틀임 향나무를 바라본다.지고지순(至高至純)을 꿈꾸며 살아가는 향나무가 참 많은 말씀을 들려준다. 그 나무 앞에 서 있는 잠시의 시간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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