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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택한 교직 (1)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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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3  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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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직에 뜻을 두고 첫 부임

7231, 버스는 탄금대를 지나 남한강을 끼고 달리고 있었다. 창밖에는 눈발이 날리고 시골길 달구지를 탄 듯 흔들리는 버스에서 나는 많은 상념에 잠겼다. 69년 과학기술처에 국가행정직 공무원으로 발령을 받은 후 충북 병무청을 끝으로 네 번째 사표를 내고 심사숙고해서 택한 임지가 신설교인 가금중학교(충주시 가금면)였다. 막상 도착해 보니 허허벌판 외진 곳에 교실 몇 칸 뿐이요, 쉴 수 있는 하숙집조차 구할 수 없는 가난에 찌든 시골이었다. 하룻밤을 숙직실에서 새우잠을 자고 무에서 유의 창조인 생활이 시작되었다. “설상 초보라 했다. 첫 출발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분주한 며칠이 지나 개교를 했다.

 

2. 어려웠던 교직 생활

(1) 가금 중학교 시절(1972-1973)

막상 교단에 서니 교육학 한 줄 배우지 않은 일반 대학을 졸업한 검정고시 출신인 나는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학생들은 때묻지 않고 순진했으며 부형들도 순박했지만 가난했다. 몇 년씩 놀다 입학한 학생도 많았다. 주민들의 교육 정도가 낮고 학생들은 견문이 적고 자극이 없어 어수룩했다. 육성회 이사진은 사립학교 이사인양 군림하려 하고 청년들도 때로는 행패를 부리려는 형편이었다.

확고한 교직관도 없이 출발한 교직이지만 학생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 주겠다는 결심으로 생활지도를 맡은 나는 학생들에게 바른 생활 태도를 심어 주고 무지한 이웃을 일깨워 학교가 지역 사회의 구심체로서 문화센터의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우선 진학 못할 학생들이 꿈을 갖고 내일을 위해 학업에 정진토록 격려하고 좋지 못한 타성을 바로 잡고자 나쁜 버릇은 직접 지적해서 바로 잡는데 노력했다. 마을 어른들을 찾아뵙고 지역 주민과는 대화를 통하여, 젊은이들은 설득을 통해 협력을 얻고 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데 노력하니 점차 그들은 학교에 협력하기에 이르렀다.

74년 봄 소풍 때는 소풍지인 장미 산정에 학부모와 주민들이 하루 일과를 쉬고 쫓아와 있는 대로 식사를 준비해 가족이 함께 즐기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는 서투른 솜씨로 사회를 보았다. 엄마, 아빠, 누나, 동생(男女共學), 담임의 합창소리가 중원 뜰에 울려 퍼졌다. 모두 한 마음 혼연일체가 되었다. 교육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삼위일체가 될 때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교장 선생님께서는 ‘30년 교직 생활에 이렇게 기쁜 날은 처음이라 하셨다. 자녀를 못 둔 할머니가 따라 오셨다가 대송통곡을 하셔 모시고 오느라 애를 먹었다. 그 후 주민들은 마을 문제, 병역 문제, 이웃간 분쟁 문제까지 상의를 하러 왔으며 그럴 때 마다 난 성의껏 이웃과 격의 없는 대화로 응해 주었고 별식만 해도 초대를 해주어 한 식구처럼 지냈다.

신설교인지라 교기가 없어 교기를 직접 고안하고 환경 정리의 경비 절약을 목적으로 방과 후와 휴일에는 페인트를 사다 총력안보의 해’, ‘국민 총화로 적화야욕 분쇄하자등 많은 글을 써 현관 위, 입간판, 옥상, 교내 복도에 써서 붙였다.

74년 충주중으로 전출 명을 받 았다. 많은 주민들이 송별회를 마련, 작별의 정을 나누며 아쉬워했다. 이임 인사차 교단에 오르자 목이 메어 말을 다 마치지 못하고 하단했다. 조그만 신설교에 무슨 미련이 있어서일까? 지난날 네 차례나 용감히 사표를 낼 수 있었던 내 마음을 이렇게 뭉클하게 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교직만이 갖는 의미일 것이다. 울음바다가 된 교실, 주민들을 뒤로 한 채 작별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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