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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근대성을 다시 생각한다김주환 교수 강동대, 사회복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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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2  14: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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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와 전 근대를 구분하는 단어들은 개인, 합리성, 이성 그리고 과학 등이 아닐까 한다. 한마디로 독립된 삶의 개체로서 개인과 개인들이 합리적 이성을 기반으로 사고하고 과학이 사회발전의 기반이 되는 그런 사회가 근대라 할 것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들은 학문으로부터 퇴출되거나 크게 위축되었다. 주술(呪術)은 미신(迷信)으로 취급되었다. 자본주의체제와 산업화의 수준은 근대 이후 그 사회 발전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어왔다. 어느 의미에서 근대의 출현은 코페니쿠스와 갈릴레오의 지동설(地動說) 이후 자연과학의 발전에 힘입은 봐 크다. 20세기 전반기에는 모든 학문들이 자연과학적 접근을 추구하였다. 사회과학 분야와 인문학 분야까지 과학적 접근이 시도되었다. 특히 사회과학분야에는 가치(價値)보다는 사실(事實)에 더 관심을 두면서 통계 혹은 수리적 접근이 크게 강조되었다.

그러나 사회과학 분야에서 과학적 접근의 과도한 시도는 각종 사회문제에 무기력을 드러냈고, 1960년대 후반부터 이에 대한 반성으로서 새로운 사조들이 등장하였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다양성의 추구, 문화적 상대주의 등 근대라는 이름의 획일적 모더니즘에 대한 반발이 그것이다. 대표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은 문화적 상대주의를 추구하며 기존 근대 이후 새롭게 확립된 각종 사회적 질서에 대한 과감한 도전은 해체주의를 추구하였다. 지식의 절대성을 부정하고, 사회의 보편주의를 부정하면서 사회적 약자와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식의 상대주의와 문화적 다원주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존중은 기존 질서체제를 혼란스럽게 하고, 과도한 국가 의존적 허약한 개인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서유럽에서 난민문제는 국가정체성을 위협할 뿐 아니라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심각한 반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0세기 후반부 포스트모더니즘의 광풍은 21세기 들어서면서 서서히 그들의 실체와 한계를 드러내며 퇴조와 반작용을 불러오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이 프랑스의 마크롱과 미국의 트럼프 집권이다. 이들 두 정치지도자들은 기존 정치권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정치신인들로서 단숨에 정치권력을 획득하고 그들 나라에서 기존 유약하고 부패한 정치권력들을 구석으로 몰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신임총리로 보리스 존슨의 등장 역시 모더니즘의 반격이라 할 것이다. 보편적 질서체제를 새롭게 확립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국경장벽 건설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는 동일한 가치체계를 기반으로 개인들(국민)이 영토와 주권을 가지고 그들 고유의 질서체제를 지키고자 하는 존재로서 국가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게 한다. 여행자가 국민은 다르다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 그리고 프랑스의 사회개혁은 개인의 자유와 책임이 국가 운영의 기본을 새롭게 깨닫게 한다. 이와 같은 이들 국가의 움직임은 바로 근대성의 회복, 합리적 이성으로의 회귀라 할 것이다.

근대성을 둘러싼 서구(西歐)의 반동과 재반동이라는 오늘날의 흐름에 비추어볼 때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왔는지? 현 시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우리에게 있어서 근대의 본격적인 시작은 1960년대 이후 산업화 이후가 아닐까 한다. 물론 구한말, 일제강점기를 거치면 서구의 근대정신이 소개되고 일부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경험되어 왔다. 그러나 아무래도 농경사회에서 자연과학, 합리성, 이성 등 근대정신이 뿌리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을 듯싶다. 70년대 이후 고도성장과 함께 서구의 합리성을 중심으로 한 근대성이 사회전반에 확산되었다. 그러던 것이 21세기 들어서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이름의 일련의 반근대적 흐름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지식의 상대주의가 확산되면서 이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것들이 더욱 진실인양 받아들여졌다. 사회의 다양성이라는 이름하에 해괴한 주장과 행태들이 넘쳐나고 있다. 사실에 기반 하기보다는 가치에 근거하여 현상을 파악하면서 나타나는 확증편향이 곳곳에서 감지되었다. 과거 광우병사태가 반이성의 출발이었다면 최근의 탄핵사태는 그 절정을 보여주며 만개한 듯하다. 급기야 최근 일본과의 무역갈등에서 토착왜구, 의병, 죽창, 불매운동등의 단어들이 과연 21세기에 어울리는 용어들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를 반자유무역적이라고 비난하며 철회를 요구하면서 반시장적 불매운동을 한다는 것이 자기모순은 아닌지?

하여간, 오늘날 우리 사회의 혼란과 위기는 어떤 의미에서 근대성의 훼손에 비롯된 측면이 있다. 삶의 주체로서 개인과 합리적 이성의 추구라는 근대정신의 회복을 통해 우리의 위기에 대한 보다 냉철한 이성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달도 차면 기운다라는 말처럼 현재의 반이성의 극대화는 합리성의 복원이 멀지 않았다는 징조로 받아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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