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1 목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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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내려앉은 산길을 오르며소속리산
김진수 기자  |  birst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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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5  09: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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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동 인곡리에서 바라본 소속리산 전경.
   
▲소속리산 정상 표지석.

“가을이면 / 사람들은 / 단풍 구경하려고 / 산에 / 오르고 // 나무들은 / 사람 구경하려고 / 높은 봉우리부터 / 산을 / 내려옵니다.” --김은영 님의 童詩, ‘단풍’ 전문--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산은 울긋불긋 물든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 산마다 짙어가는 단풍을 즐기려는 행락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본보는 가을이 내려앉고 있는 음성군 소속리산(431.8m)을 소개하려고 한다. --편집자 주--

   
▲소속리산 등산로 모습.

■ 작은 속리산에서 응천은 북진하는데

소속리산은 음성읍 동음리, 금왕읍 백야리, 맹동면 인곡리 경계에 위치해 있다. 한남금북정백 음성구간에 속한다. 특히 소속리산은 평택-제천 고속도로(이하 ‘동서고속도로’.) 금왕휴게소 뒤에 위치하고 있다. 등산객들이 즐겨찾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또 소속리산 북쪽에서는 응천이 발원한다. 응천은 한강으로 흘러가는 많은 소하천 가운데 하나. ‘백야호수’라고 부르는 ‘용계저수지’에 잠시 숨을 고른 응천은 금왕읍 백야리, 무극리, 정생리를 지난다. 금왕과 생극지역 들녘을 적시는 젖줄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리고 생극면 신양리, 팔성리, 송곡리 등을 거쳐 청미천에 합류한다. 응천은 음성군에 유일한 北流川, 즉 북쪽으로 흘러가는 하천이다. 북류천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물다. 북류천은 풍수지리학에서 불온하다고 평가받는다. 왜냐하면 수도 서울을 향해 달려가는 민초들 의기를 여린 응천 물살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

다시 소속리산으로 화두를 옮겨보자. 소속리산은 보은군에 있는 소속리산과 연관돼 있다. 옛 문헌에 따르면 산 형태가 속리산 줄기처럼 서쪽으로 이루어진 것을 비롯해, 산세가 속리산과 비슷하고 아름다워 ‘작은 속리산’이라는 의미에서 ‘소속리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동서고속도로 제천방향 금왕휴게소에 설치된 한남금북정맥과 향토시인의 길 모습.

■ 향토시 감상하고 오르는 산길에 밤톨 또르르~

2019년 음성군에서 발간한 ‘음성군 등산로’는 소속리산을 오르는 등산로 3개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등산로는 금왕읍 용계저수지(백야호수) 입구에서 시작하는 제1코스와 동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에서 시작하는 제2코스. 그리고 맹동면 꽃동네에서 시작하는 제3코스가 있다.

기자는 제2코스를 따라 소속리산을 오르기로 했다. 제2코스는 동서도속도로 제천방면 금왕휴게소에서 시작한다. 금왕휴게소는 금왕 용계2리 신계촌마을을 가로질러야 들어간다. 고속도로 밑 터널을 지나, 시멘트 포장길 끝에 금왕휴게소 직원전용 주차장이 오두마니 자리를 잡고 있다. 금왕휴게소에서 등산 장비를 정비한다. 지난해 방송인 이영자 씨로 유명해진 커피 한 잔과 찹쌀꽈배기를 먹으며, ‘한남금북정맥과 향토시인의 길’에 설치된 시를 감상한다. 잠깐, 시를 읽으며 허기진 영혼을 달래고, 든든히 배를 채운다. 40여 명 향토시인의 시비는 등산로 입구 정자까지 촘촘하게 서 있다. 고속도로를 건너온 가을 오후 햇살이 정자에 앉아 있다. 등산로 초입 여기저기에 밤톨들이 흩어져 있다.

알밤을 주우며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산길이 가파르다. 턱턱 숨이 찬다. 발을 멈추고, 숨고르기를 반복한다. 이렇게 험한 능선을 따라 오르니, 백야호수쪽 등산로와 합류하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산행 시작 40여 분, 턱까지 숨은 가쁘고, 땀으로 이미 속옷이 축축해졌다. 물론 몇 차례 쉬면서 목도 축이고, 가을 바람에 땀을 말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소속리산 정상까지는 아직 길이 멀다. 3시 방향으로 제2코스 등산로 시작점인 금왕휴게소 1.5km를 가리킨다. 이곳부터 각종 산악회에서 달아놓은 산행 리본이 많이 보인다.

호젓하고 평탄한 능선을 따라 7분 정도 오르막과 내리막을 걸으니, 말안장 같이 펑퍼짐한 곳이 나온다. 네 갈래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오른쪽으론 다부내마을 2.0km, 왼쪽으론 백야리 700m, 직진방향 소속리산 1.8km, 그리고 금왕휴게소는 1.5km를 각각 가리킨다. 여기가 원남면 백마산, 큰산과 음성읍 보현산으로 찍고 달려온 한남금북정맥 소속리산 구간인 듯. 갑자기 백야리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싶은 호기심이 쑤~욱 올라왔다.

다시 소속리산 정상을 향해 방향을 잡고 오르니, 능선이 가파르다. 15분 넘도록 힘겨운 길이다. 꾸욱 참으며 오르니 봉우리다. 꼭대기엔 30여 평 펑퍼짐한 공간이다. 거기에 음성군과 산림청이 설치한 나무 의자와 정자, 국가지점번호 표지판, 그리고 ‘산림에서 버섯은 어떻게 살아남는가’ 안내판이 반긴다. 마침 오향골에서 올라온 중년 남자가 다리를 풀고 있다. 가볍게 인사하고, 물도 나눠 마신다. 조금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그와 함께 완만한 능선을 따라 정상을 향해 걷는다. 산행은 혼자도 좋다. 하지만 동행재와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 힘든 줄 모른다.

그는 송전선 철탑 옆에서 오른쪽 ‘어싱이길.나분터길’로 이정표를 따라 내려간다. ‘어싱이길, 나분터길’ 참 정겨운 지명이다.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완만한 산길을 5분 정도 올라가니, 어느덧 정상이다. 정상에는 벤치 2개와 함께 쉼터가 조성돼 있다. 납작 엎드린 정상표지석이 마른 풀섶에 숨어 있다. 국가지점번호판 옆으로, 가을저녁을 맞는 맹동면과 대소면, 동서고속도로가 발 아래 펼쳐져 있다.

   
▲소속리산 등산로에 음성군에서 설치한 정자와 휴식시설 모습.

■ 백야호수 입구, 꽃동네, 백야리 마을끝, 오향골에서

제1코스는 2시간 넘게 소요된다. 금왕읍에서 음성군노인복지관을 지나, 백야자연휴양림 쪽으로 400m, 삼거리에서 11시 방향 동서고속도로 교각이 우뚝 서서 하늘을 가로지른다. 교각 밑 주차공간을 지나, 고속도로 옆으로 가파른 경사면에 설치된 계단을 오르며, 고된 산행이 시작된다. 계단과 밧줄로 이어진 가파른 등산로를 10여 분 넘도록 오르다 보면, 첫 번째 봉우리에 다다른다. 백야호수를 왼쪽으로 끼고 완만하게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서너 차례 반복된다. 그러는 사이 두 번째와 세 번째 봉우리를 지나, 네 번째 봉우리 갈림길에 당도한다. 바로 2코스 금왕휴게소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합류하는 지점. 이후는 2코스와 동일하다.

제3코스는 맹동 꽃동네 ‘사랑의영성원’ 고개길에서 시작한다. 고갯마루에서 왼쪽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구불구불 오른다. 마리아동산에서 비스듬히 경사진 오솔길로 들어서서 5분 가량 올라가니 산마루에 산불감시카메라와 국가지점번호가 서 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능선을 따라 걷는다. 잣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이 키를 낮추고 등산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15분 정도 오르고 내려가기를 2-3회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정상이다. 아마 3코스가 가장 쉽고 편한 듯 하다. 시간도 30여분 정도 밖에 안 걸린다.

이밖에도 소속리산을 오르는 길은 더 있다. 백야휴양림을 품은 백야리 마을 남쪽 끝에서 한남금북정맥 줄기와 함께 시작하는 등산로도 추천한다. 이 등산로는 한쪽엔 꽃동네 사랑의영성원을, 다른 쪽으로는 백야호수를 끼고 오르는 묘미가 있다.

또 금왕 봉곡리 오향골과 맹동면 경계 지점, 고갯마루에서 오르는 코스도 있다. 이 산길은 짧고 가파르다. 짧은 시간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알맞을 듯 싶다.

소속리산에 가을 빛이 점점 짙어간다. 이 가을이 가기 전, 독자들에게 소속리산 행을 추천한다. 다양한 코스로, 자기에 맞춰 Let’s go~

   
▲소속리산에 있는 암석 모습.
   
▲동서고속도로 제천방향 금왕휴게소 모습.
   
▲동서고속도로 제천방향 금왕휴게소 뒤 산기슭에 설치된 정자 모습.
 
   
▲소속리산 등산로에 떨어진 밤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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