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종 렬 전 음성교육장

 
 

어떤 사람이 집안에서 잡견 한 마리를 키우는데 이 개가 주인말도 듣지 않고 대소변을 아무데나 봐서 골치를 썩었다. 주인은 그저 종자가 나빠서 그러려니 하고 참고 있다가 어느 날 개 훈련소에 데려가서 훈련을 부탁했다. 그랬더니 개 조련사는 개를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개 주인을 교육시키는 것이 아닌가? 개 주인은 할 수 없이 시키는 대로 교육받고 집에 돌아와서 그대로 실행해 보았다. 그랬더니 개가 주인에게 순종하기 시작했다.

결국 개 주인은 그동안 개가 말을 듣지 않은 것이 개의 종자가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이 훈련 방법을 몰라 훈련과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해 그랬던 것임을 깨달았다.

슬하(膝下)라는 말은 사전적 의미로 ‘무릎의 아래’라는 뜻으로 ‘거느리는 곁이나 품안, 주로 부모의 보호영역’을 이를 때 쓰는 말이다. 정중하거나 조심스러운 표현으로 상대의 자식 숫자를 물을 때 우리는 보통 ‘슬하에 자녀를 몇이나 두셨나요?’라고 묻는다. 문자 그대로 자식은 부모의 보호영역에서 거느려야 하는 대상이다.

우리가 유교사상에 입각하여 자녀를 대하였던 지난 과거에는 지나친 엄격함과 권위로써 교육하고자 하였고, 아동지향주의 문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양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오늘날은 너무나 자녀들을 이완시키려 하고 있다.

요즈음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부모가 되기보다는 스스로 자녀들의 종이 되고자 하는 것 같다. 우리 속담에 ‘엄한 부모 밑에서 효자난다.’는 말이 있다. 일찍이 자녀들의 뜻만 너무 떠받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그 자녀에게서 불효를 받았다.

자녀 교육의 핵심은 부모에게 있다. 그러므로 부모들이 먼저 자녀에 대한 관심과 자녀교육에 대한 훈육방법을 익혀야한다. 특히,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많은 아버지는 자신의 역할이 경제적으로 힘쓰면 모든 것을 다했다고 착각을 한다. 경제적 책임도 중요하지만, 자녀에 대한 책임 또한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부가 함께 자녀에 대해서 고민하며 의논하는 가운데 훈육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옛말에 엄부자모(嚴父慈母)란 말이 있다. 아버지는 엄히 다스리고 어머니는 자애롭게 감싸준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자녀교육 방식이기도 하다.

자모유패자(慈母有敗子)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자애가 지나친 어머니의 슬하에서는 도리어 방자하고 버릇없는 자식이 나옴을 이르는 말이다.

유대인의 격언 중에 "오른손으로는 벌을 주고 왼손으로는 정답게 껴안아주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야단을 칠 때는 반드시 애정을 수반한 것이라야 한다"는 뜻이다. 유대인 가정에서는 아버지의 권위가 절대적이다. 자녀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주로 아버지가 엄하고 무서운 벌을 가하는 악역을 맡는다. 벌을 준 뒤에는 어머니가 자애로운 손길과 다정한 말로써 기분을 풀어준다. 왜 벌을 받게 됐는지 차분하게 설명해주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가르친다.

모든 아기는 자기중심적이어서 원하는 때 원하는 것을 가지려고 한다. 아기는 맛있는 것, 어머니의 관심, 장난감 등을 원할 때 그것이 주어지지 않으면 울며 떼를 쓴다. 이때 부모들은 아기들의 기본적인 필요는 채워 주면서도 이기적인 마음은 통제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훈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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