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자

배추 뽑아 몸 단장시켜

소금 솔솔 사이사이 뿌리고

물 속에 푹 빠져드는 동안

 

한켠에서 무 채칼치니

눈송이 쌓인듯 함지박 하나 가득

고추가루 빨갛게

눈꽃에 물들여주고

 

채반에 차곡차곡 분칠하는 배추

옷깃 여미어

독에 가득하네

 

눈 쌓일 즈음

어둡고 차가운 둠속

온 몸 숙성시켜 기지개 켜고

소반에 앉아

보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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