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나영 소장 충북음성가정(성)폭력상담

 
 

한해가 저물어 가는 끄트머리에 서고 보면 아쉬움이 크다.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은 잘 추진되었는지 뒤돌아보게 되고 성취감도 체득할 수 있지만 다소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금 성찰하게 된다.

오늘날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다고 하나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황폐해져가는 것이 아닌가 반문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갈구한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권리이다.

해가 바뀔 때 마다 우리의 한 해 소망에는 가정의 행복이 당연 으뜸이다. 화목한 가정이란 가족구성원들간에 사랑과 배려, 존중의 문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가정의 문화는 각 가정마다 다르고 가족구성원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가족 간의 사랑과 배려 존중의 기본을 상실한채 자기중심적 잣대로만 판단하고 요구하다보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는 희생을 강요당하거나 갈등이 증폭되면 폭력적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비난과 무시 경멸하는 말이나 태도 등 언어폭력과 신체적 폭력으로 발산되며 상대의 위협적인행동은 심리 정서적으로 불안감과 공포감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폭력적 언동은 처음이 어렵지 다음부터는 습관처럼 일상화 될 위험성을 안고 있다. 가정폭력을 아직도 사소한 일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인식으로 인해 가정 내 폭력은 사소한 일로 치부되고 그 안에서 피해자는 맞을 만한 짓을 한 원인제공자가 되어버리면 결국 폭력의 가해자는 잘못이 없고 폭력은 오히려 정당화 되거나 합리화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것이 바로 가정폭력의 재생산구조인 것이다.

최근 어린 자녀가 부모에 의해 폭행을 당하고 결국 사망에 까지 이르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가해 부모는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아 훈육 차원의 체벌이었다고 했다. 사랑, 훈육, 교육 차원이라는 미명 아래 얼마나 많은 폭력이 용인되어 왔던가……. 해마다 가정 내 폭력과 학대로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국가는 가정폭력예방과 근절에 대한 국가 차원의 노력을 얼마나 기울이고 있는가 …….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과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는 얼마나 존중받고 있는지 …….어쩌면 우리가 자칫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일상화된 폭력 속에서 때로는 방관자 때로는 동조자였던 적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겠다.

가족 간의 갈등은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갈등이나 문제가 없는 가정은 없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는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존재하면서 살아간다는 뜻이다.

인간 자체가 사이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다시 말해 인생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라는 뜻이기도 하다.

삶의 의미와 인생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조화와 질서를 지켜야 하고 그 바탕위에서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모두 함께 행복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

가정도 하나의 공동체로서 나 하나가 아닌 나와 다른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함께 잘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있어야만 안전하고 건강한 공동체가 될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한다.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선물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모든 이들의 가정이 따뜻한 온기로 행복하기를 함께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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