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감상
꽃 자수
한 올 한 올에
동여맨
사랑 노래
□해설
어린 시절 초가집이긴 했지만 겹집으로 꽤 큰집에 살았죠. 안방, 윗방 건넌방, 뒷방까지 있었는데 뒷방은 누나가 기거하는 비밀의 방이었어요. 저녁이면 같은 또래의 동네처녀들이 모여 수를 놓곤 하였답니다. 그 방은 금남의 방이기도 했는데 누나의 사랑을 듬뿍 받던 나는 종종 그 방에서 놀곤 했었습니다. 옷감이나 헝겊 따위에 여러 가지의 색실로 그림, 글자, 무늬 따위의 수를 놓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렇게 수놓은 자수는 베갯잇이나 이불에 붙여 아름답게 만들었는데 훗날 이것들은 혼인 때 가져갈 혼숫감이었어요. 아 누님이 그립습니다.
-시인 반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