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갑자기 평안하고 행복했던 일상에 갑자기 찾아온 악마같은 코로나19는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었다. 우리는 그동안 오만하게 천년만년 살 것처럼 건강을 무시해 왔다. 코로나19는 인생이 짧다는 것과 우리가 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물질 위주로 변했는지 되돌아보게 하고 있다. 이런 재앙에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식료품과 물, 약과 같은 본질적인 것이지 사치품들이 아님을 깨닫게 하였다. 집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주어 가족 간 화목하게 가정생활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가정을 얼마나 무시해 왔는지를 반성하게 해 주었다. 우리 모두는 누구를 막론하고 서로 보살피고, 서로를 보호하고, 서로 서로 도와야 한다는 것도 일깨워 주었다. 아무리 선진국이고 복지국가라고 해도 눈에도 보이지 않는 단 하나의 바이러스가 이 세상을 멈춰 서게 할 수 있음을 뼈저리게 체험시켜 주었다. 자유의지가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있다고 질책하고 있다.

우리는 서로 협력하고 도우며 나누고 지원할 수도 있고, 이기적으로 나만 돌볼 수도 있다. 사실 사람은 어려움에 처할 때에 그 본색이 드러난다. 이런 일이 역사상 여러 차례 발생했으나 이것도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심리적 공황에 빠져서 세상종말이라고 생각하고 선보다 악을 더 키워갈 수도 있다. 코로나19는 이 지구가 병들었다는 것도 일깨워주고 있다. 강이나 바다의 오염이나 삼림 황폐화도 결국 우리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도 일깨워 준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거대한 재앙으로 보지만, 반면에 꼭 필요한 삶의 전환점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 인간도 한낱 미물임을 자각시키고 휴머니즘을 일깨워 주었다. 화성에 가서 살고, 복제인간을 만들고 영원히 살기를 바라던 인류에게 그 한계를 깨닫게 해주었다.

확신이 불확실로, 강력한 힘이 연약함으로, 권력은 연대감과 협조로 변하는데 6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많은 헛된 꿈들이 거짓말들로 변하는 데에는 단 며칠이면 충분했다. 인간의 힘이란 그저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게 해주었다. 우리가 잊고 살아온 중요한 교훈들을 일깨워주기 위해 고통과 불편함이 주어졌고, 그것으로 인한 자기통제나 절제를 익히고 행할지 말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자제(Self-Discipline)란 자기통제, 자기절제를 의미한다. 이는 그때그때의 생각이나 감정에 따라 나부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주체적으로 조절한다는 뜻이며 이 같은 주체적인 자기조절을 통해서 절제(Moderation)도 가능하게 된다. 자제는 분명 당장에는 즐거운 일이 아니며 때로는 고통스러운 것이긴 하나 결국 자제심으로 훈련된 사람은 평화롭고 올바른, 그래서 최대로 자기실현을 할 수 있는 인생의 수확을 거두게 된다. 절제는 생활에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우리가 항상 꼭 같이 행동해야 한다거나 언제나 인색하게 굴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절제를 한다는 것은 일도 적절하게, 힐링하는 것, 쉬는 것도 적절하게 하는 것을 뜻한다. 절제란 지나치기 전에 멈추는 것을 말한다. 그것은 자제함으로써 지나치지 않음을 말한다. 모자라는 것도 지나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절제가 아니다. 그래서 절제는 과유불급이 없는 중용의 덕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 말이 많으면 산만해 보이고 말이 지나치게 적으면 진정한 뜻이 무시당하게 된다. 절제는 욕망의 바다에 표류하지 않게 우리를 지켜주는 소중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자제할 경우에는 우리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는 까닭에 남의 간섭을 받을 필요가 없어진다. 그런 까닭에 자제는 우리에게 자유를 가져다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제를 할 수 있을 경우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매사에 늑장부리거나 꾸물거릴 필요가 없어진다. 자제심이 결여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의 주변사람들이 상처를 받게 되며 이는 결국 자신에게도 이로울 수가 없다. 자제심을 갖고 행동할 경우 아무도 감시하거나 통제할 필요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우리가 스스로 감시하고 통제하기 때문이다.

남들의 간섭을 기다릴 필요 없이 하고자 하는 바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절제가 없으면 사람들은 극단에서 극단으로 치닫게 된다. 너무 많이 요구하여 낭비하게 되던가, 필요할 때도 쓰지 못하는 인색으로 나아가게 된다. 쾌락을 절제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엄청난 고통에 이를 수도 있다. 이 같은 고통을 피함으로써 가장 적절하게 즐거운 인생을 향유하게 하는 지혜가 바로 절제라 할 수 있다. 절제가 없으면 적절한 게 무엇인지 과도한 게 무엇인지도 알지 못한다.

어디엔가 집착하여 분수를 지나치게 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가치는 무엇인가? 인간본연의 섭리를 모르던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코로나19바이러스를 통해 미물에 불과함을 깨우치게 했다. 교만하고 오만한 자들에게는 죽음을 가르쳐 주고, 겸손하고 순응하는 사람들에게는 지혜와 슬기로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전 세계가 하나같이 직면한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서 우리의 지혜와 슬기가 무엇인가를 스스로 질문해보고 깨달아야 한다.

쓸데없는 탄식과 비판만을 일삼지 말고 이 유행병이 주는 여러 가지 의미를 묵상해 보고 오늘도 건강하게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절제는 인생을 슬기롭게 살아가는 균형 감각이며 우리 자신에게도 이롭고 타인에게도 이롭다 할 수 있다. 이 경우 교사, 부모, 어른들의 솔선수범이 청소년들 인성교육에도 효과적일 것이다. 평상시 모든 행동에서 자제와 절제의 실상을 보여야 한다. 가정에서, 식당에서, 길거리에서, 공공시설에서, 문화공간에서 모든 공간과 가족끼리, 이웃끼리, 각종사회단체끼리, 모든 사회인끼리 인간관계에서 자제나 절제라는 말을 생활하는 가운데 틈틈이 사용하고 행하여야 한다. 요즈음같은 재앙앞에 자제하고 절제하는 행동을 익히고 굳혀야 행복한 삶을 되찾는 최상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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