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섭 인성교육칼럼니스트

 
 

요즈음 우리 사회는 급속한 성장으로 인하여 다양한 갈등이 전국 곳곳에서 표출되고, 갈등과 갈등이 또 다른 갈등을 낳아 고통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별의 별 갈등까지 생겨나 나라가 시끄럽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도 비판에 대한 물리적 압박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이렇게 양진영으로 극명하게 갈렸음을 느낀 적이 없다. 가족이나 사회와 나라에 수많은 갈등들이 존재한다. 가족갈등, 남녀갈등, 사내 갈등, 정치적갈등등 수많은 갈등들이 만연해있다.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은 개개인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가치관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개인의 가치관 차이로 생겨난 갈등은 비교적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서로 직접적으로 대화를 하고 타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적인 갈등은 보다 추상적이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해결하기가 어렵다. 대체로 갈등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갈등에는 긍정적 기능도 있다.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감추어진 문제를 드러냄으로써 근본적인 해결 방법과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토론의 활성화로 사회가 생동감을 지니게 되고 갈등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개인 및 사회의 발전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소모적이고 파괴적인 갈등은 문제가 심각하다. 구성원들 간의 믿음을 약화시켜 사회를 분열시키고 공동의 목표 달성을 어렵게 한다. 갈등이 심화될 경우 폭력을 불러 결국 모두의 삶의 파괴 및 공동체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게 되어있다. 갈등이란 말의 뜻은 칡과 등나무라는 뜻으로, 칡과 등나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복잡하게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의지나 처지, 이해관계 따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 일으킴을 이르는 말이다. 갈등이라고 모두 다 고통스러운 것은 아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안고 다양한 갈등을 겪고 있으면서도 그 갈등을 해결하여 발전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그 여러 갈등 중 심각한 몇 가지를 알아보면 첫 번째가 정치적 갈등이다. 이제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정착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여당과 야당 간 당파적 이해관계에 얽매여서 정책 협의는 뒷전이고 싸움질만 하고 있다. 국민들은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일침을 가하여야 한다. 둘째로는 경제적 갈등이다. 즉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갈등이 그것이다. 같은 노동자들 가운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되어 인격적인 모독, 임금의 격차, 갑과 을의 관계 등 많은 사회문제점들이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는 사회의 불안요인이 되어 어느 시점에서 폭발 할지도 모르는 잠재적인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셋째는 지역적 갈등이다. 이는 해묵은 갈등 중의 하나이다. 좁은 나라에서 동서로 갈리고 남북으로 갈라져 하루 빨리 지역갈등에 해소에 노력해야 한다. 먼저 정치권이 앞장서서 그 지역갈등을 해소하려고 힘써야 할 것이다. 넷째, 노·사간의 갈등이다. 기업 경영자들은 은행의 돈으로 빚내서 방만한 경영만을 일삼아 국가를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잘 먹고 잘 사는 웃지 못 할 일이 생겨나고 있다.

기업은 자본가의 돈도 필요하지만 노동자의 노동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노사 간에 힘을 합쳐 서로 타협과 양보로서 기업을 경영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 할 것이다. 다섯째, 세대 간의 갈등이다. 각종 SNS 보급으로 정보를 빨리 처리하지 못하는 세대와 빨리 처리하는 세대 간의 격차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또한 공유하는 문화의 차이, 각종 예절, 공중도덕, 국가관, 결혼관, 식생활, 등등 여러 가지 세대 간 다양한 인식차이로 인하여 세대 간의 갈등이 심각하여 소통이 단절되고 있다. 갈등의 대처 유형으로 회피가 있으나 이는 갈등을 피하거나 철회하여 자신과 타인의 욕구 모두를 충족하지 않는다.

수용은 자신의 욕구를 희생해서라도 타인과의 관계를 중시하나 언젠가는 다시 불만이 생길 수 있고, 권력을 사용해서라도 자신의 의사 관철시키는 방법은 늘 불씨를 안고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과 상대방 모두 부분적 승리로 가는 타협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조로서 해결하는 방법을 추구하여야 한다. 다원화 사회에 접어들수록 사실과 합리성을 존중하는 사회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급속도로 민주화·산업화를 이룬 우리 사회에서 그 동안 잠재돼 있던 문제점들이 갈등을 통해 표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특별히 중요한 것은 사상과 권력문제는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치권력이 다양한 집단으로 이동해야 하고, 또 정치와 법, 법집행, 경제 분야의 리더십의 기술에도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문화가 민주주의 쪽으로 변화하고 또 그 변화가 영속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오직 그런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 때에만 가능하다. 현 정부의 갈등관리방법은 여전히 권위적인 자세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 갈등은 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긍정적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여야정치인, 공무원 그리고 기업가, 노동자, 사회인 모두가 합심해서 사회갈등들을 슬기롭게 해소하는 노력을 보여 모두가 행복하게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서로 반대방향으로 얽히고설킨 칡과 등나무를 서로 함께 풀어야지 서로 너만 풀라고 해서야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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