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아름다운 꽃이나 식물을 보면 마음을 안정시키는 뇌파가 활발해져 스트레스가 풀리고 불안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식물을 일시적 장식용이 아닌 삶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식물(伴侶植物)’이란 용어가 생겼다. 현대사회에서 인간관계에 결핍을 느끼거나 정신적인 상처를 치유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반려식물이 정서적 동반자 역할을 한다고 한다.

반려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침에 화분 또는 텃밭의 식물들에게 “안녕, 잘 잤니?”라고 인사를 하고 물을 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에 식물들에게 “잘 있어, 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고 한다. 반려식물을 키우면 일상이 풍요로워지고 식물이 주는 위로와 평안을 느끼게 된다.

19세기 독일의 철학자이며 심리학자인 페히너는 ‘인간들이 어둠 속에서 목소리로 서로를 분간하듯이 꽃들은 향기로써 서로를 분간하며 대화한다.’고 말했다.

실험에 의하면 식물도 우리 인간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기뻐하고 슬퍼한다는 것이다. 예쁘다는 말을 들은 난초는 더욱 아름답게 자라고, 볼품없다는 말을 들은 장미는 자학 끝에 시들어 버린다는 것이다.

'성 벌 뱅크'라는 사람은 늘 화초와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만물은 들을 귀가 있다고 벌 뱅크는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하루는 선인장에게 벌 뱅크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정말 가시가 많고 억세구나. 네가 살아온 세월이 얼마나 험했는지 알겠어. 누군가 늘 너를 해치려 한다는 두려움과 험한 세상을 살아오느라 온 몸에 가시를 세우게 된 거야. 너를 지키고 방어하려고 말이야. 그러나 이제는 염려 마, 내가 옆에 있잖니. 내가 너를 사랑해 줄게. 그리고 너를 지켜줄게. 무장된 마음을 이제 풀어놓고 내 사랑을 느껴 줘!"

벌 뱅크는 매일 선인장에게 이렇게 사랑을 전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몇 달이 지나가자 선인장의 가시가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결국 선인장 가시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가시 없는 선인장’이 탄생된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있었던 얘기다. 외딴집에 살인강도가 들어와 노파를 살해하고 귀중품과 돈을 가져갔다. 그런데 목격자가 없고 그 방에 선인장이 있었는데 화분이 부서져 있었다. 용의자를 잡아 심문해도 자백을 하지 않아 목격자를 찾다가 담당형사가 무릎을 쳤다.

‘목격자는 선인장이다. 선인장에 거짓말 탐지기를 붙여놓고 용의자를 보여 보자‘ 처음에 몇 명의 용의자를 보여도 반응이 없었는데 나중에 한 용의자가 들어오자 바늘이 심하게 요동쳤다. 선인장은 범인을 알아본 것이다. 결국 용의자는 순순히 자백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피터 톰킨스와 크리스토퍼 버드의 ‘식물의 정신세계’에 의하면 ‘식물은 자신을 보살펴 주는 인간에게 관심과 애정을 보일 뿐 아니라 그의 마음을 읽어 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식물이라고 단순한 생명이 아니다. 인간처럼 교감하고 협조하는 위대한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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