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이라는 말자체가 사실 괜히 무겁고 돈많은 사람들만의 것 같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유행가야말로 그런것과 상관없이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예술일 것이다. 나는 가수중에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여자는 패티김, 남자는 조영남이다. 요사이 젊은 가수는 솔직히 이해는 하지만 잘모르겠고 우리 연배에 가까운 가수가 친근감이 간다.
패티김은 키만큼이나 시원시원한 목소리가 좋다.어제도 KBS 열린음악회에 마지막 주자라며 그가 나왔을 때 부엌에 있는 식구를 보고 “패티김 이다.”하고 소리친 후 텔레비전을 뚫어지게 쳐다 보았다.
워낙 오랫동안 공개적으로 그 가수를 좋아하다 보니 식구도 질투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방송국에 찾아가거나 편지로 선물을 부치거나 할 나이도 아니고 순간이지만 시원하게 해주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의 표현이니 당연할 것이다.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얼쩡대며 먹고 사는 조영남은 역시 실력있고 밉지않은 가수이다.
그는 글도 재미있게 쓰고 그림도 잘 그린다. 결혼에 두 번씩이나 실패하고도 여전히 이쁜 여자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자유인이다.
요사이 아침 저녁 출퇴근시 듣고 다니는 테이프는 한달이 넘었는데도 바꾸지 않고 틀고 다닌다.
가수는 조수미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걸 보면 실력있는 가수다. 그는 그의 재능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노력하여 정상에 서 있는 보기 좋은 한국인이다.
특히 고전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적인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여러가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모습이 참 좋다.
전국민이 본 허준의 배경 음악 까지도 부른 것을 봐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어떤이들은 클래식 가수가 지나치게 외도 하는 것 아니냐 하나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런 파격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코미디언 이상해의 부인인 김영임의 노래도 좋다.‘회심가’를 부르는 그의 구성진 노래는 슬픈걸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에 잘 어울린다.
민요는 우리것 이면서도 점차 대중들로 부터 멀어지는 것 같으나 그의 노래를 들으면 참 좋다는 추임새가 절로 나온다.
지난번 오스트리아에서 있었던 공연에서도 교민과 그 나라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었다고 하니 나만의 생각만도 아닌 모양이다.
일요일 낮에 나오는 전국노래자랑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 민족이구나 하는 확인을 할 수 있다.
중국 역사책에서 고구려인을 평한것과 똑같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식구 넷이서도 노래방에 가면 한시간이 어떻게 지나 갔는지도 모를 정도니 말해 무엇하랴.
패티김에게는 좋은 테이프가 없다. 왜냐하면 작곡가 박춘석씨와의 우정으로 그의 영세한 테이프 공장에서만 나오니까, 그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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