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 센터장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서늘하다.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에 바람은 풀꽃을 애처롭게 물들인다. 여름철 비바람과 긴긴 장마를 견뎌낸 초록의 식물들도 가을 앞에서 꽃단장하고 있다. 가을꽃에 앉은 벌도 추운 계절이 오기 전에 꿀을 조금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날갯짓이 분주하다.

파아란 가을하늘만큼이나 새소리 물소리도 청아하다.

자연은 자연스런 일상인데 코로나로 일상이 움츠러든 사람들의 발걸음은 무겁다.

어디를 가도 마음 편한 곳이 없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불편하고 여럿이 식사를 하는 것도 불편하고 여행을 하는 것도 불편하다. 서울에서 생활하는 가족이나 친지가 찾아오는 것도 반갑게 맞이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때로는 서글프기도 하다. 이런 침묵의 공간에서 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우울한 기분에 빠질 수 있는 것은 물론 타인에 대한 의심과 공포, 무기력감에 빠질 수 있다.

한참 왕성하게 활동하는 청소년들에게 있어 이런 상황은 더욱 견디기 힘들어 한다.청소년들에게 있어 공부는 개념을 인지해 나가는 지식공부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체득해 가는 영역도 중요하다. 개념과 체험이 하나로 정립돼야 지혜의 영역에 대한 추구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역사적 명승고적을 방문하거나 휴양시설, 청소년수려원 등을 방문하여 다양한 체험을 경험해봄으로써 자연과 또래 친구와의 소통하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다. 어쩌면 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지식보다는 체험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웬만한 지식은 스마트폰을 검색하면 상세하게 다 인지할 수 있다. 굳이 머릿속에 암기할 필요가 없는 시대이다.

스마트폰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암기 위주의 교육에 매몰된 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고등학교 시절에 대해 사활을 건 전쟁터 같다고 회상할까. 대학입시를 통해 명문대에 진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획일적인 잣대에 의한 공부의 틀 속에서 가장 아름다워야 할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다.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부 학자들은 과거가 근육이 필요한 시대였고 현재가 두뇌의 시대라면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심장의 시대라고 예견하고 있다.  옛날은 힘깨나 쓰는 노동력이 비중이 높았다면 현재는 지력에 의한 시대이다. 하지만 미래는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웬만하면 AI가 인간이 할 일을 대체하기 때문에 인간의 감성이 필요한 시대이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공감과 소통이 중요한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청소년기에 가장 필요로 하는 것으로 독서와 여행, 연애를 권장하고 있다. 시대를 초월하여 다양한 경험들을 독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할 수 있고 사유의 능력을 항상 시킬 수 있기 때문에 독서에 대한 필요성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여행은 새롭고 다양한 것들과 만남을 통해 직접적으로 맞닥트리면서 현장에서 슬기로운 대처방법과 사회적 감성을 일깨울 수 있다. 연애는 관계를 맺어가며 사랑의 기술을 터득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아파해보고 그 사람의 입장도 되어봄으로써 역지사지의 공감 능력도 향상되고 이해와 수용을 통해 소통의 방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이다. 코로나로 인해 고위험 청소년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청소년들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양한 독서를 통해 사유의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해 본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