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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마음최 준 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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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8  14: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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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이십 리가 넘는 길을 자전거로 한 시간이상 통학하며 학교를 다녔다. 평소에도 힘이 들었지만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날리는 날이면 고충이 심했다. 특히 추운 겨울 학교 가는 길은 몰아치는 맞바람으로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지 않아 올라오는 길이 참으로 험난했다. 볼이 떨어질 것 같고 손발이 시리고 아팠다. 날씨가 영하 이십 도로 내려가던 어느 날 아버지는 나에게 소주한잔을 먹고 가라고 하셨다. 그날은 추위가 한결 덜했고 자전거 바퀴도 잘 굴러갔다. 학교에 가서는 얼굴이 발개가지고 앉아 있었으나 누구도 술을 먹고 온지 몰랐다.

우리 집안은 조상 때부터 소위 영양탕을 먹지 않았다. 아버지는 우리 형제들에게 늘 강조해서 먹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웃사람으로부터 우리아버지가 자기네 집에서 개고기를 얻어 잡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도 모르게. 어린나이였지만 아버지께 물어보지 않았다. 우리아버지는 그때 결핵을 앓고 많이 아프셨다. 드라마 전원일기에서도 최불암이 기운 없고 힘들어 할 때, 보신탕 먹는 것을 엄단하시던 할머니가 몰래 장에 가셔서 개고기를 사다가 끓여 주시곤, 절로 부처님께 용서를 구하러 가는 모습은 가슴을 뭉글하게 했다.

돌아가신 우리아버지와 어머니가 사시던 6-70년대 시절은 대부분 농촌 사람들이 가난과 싸우는 시기였으며, 부자 집이라고 해도 쌀밥만 먹고 살기는 어려운 시절이었다. 자식과 살기위해 5부로 놓는 장리쌀을 얻어먹고 갚기를 반복하는 생활을 계속하곤 했다. 그야말로 보리 고개의 힘든 시절이었다. 우리 어릴 때는 옥수수나 고구마, 감자로 때를 이을 때도 많았고, 들에서는 아이들이 밀청태, 콩청태를 많이 해 먹었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일 때, 정부에서 밀량벼를 개발해서 쌀 생산량이 배로 증가하여 쌀밥을 배불리 먹었다.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배불리 먹는 것을 보고 많이 좋아 하셨다.

학창시절 늘 집안일을 도와 드렸고,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농사일을 같이했다. 무엇인가 불만이 많았고 농촌 탈출을 늘 생각하고 살았던 나에게 막걸리 한잔하는 것을 허락하셨고, 일을 할 때면 막걸리는 필수 음식이었다. 새참에 먹는 막걸리는 배고픔을 없애주고 일을 능률을 높여주는 아주 좋은 약이었다. 요즘 방송에 많이 나오는 영탁이가 부르는 막걸리 한잔을 들으면 그 시절 배고프고 목말라 마시던 막걸리가 생각난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가 따라주시던 막걸리 한잔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만 같다. 군대를 제대하고 공직에 합격하여 나갈 때, 우리 부모님들은 많이도 기뻐 하셨다.

요즘은 내리사랑이라고 하여 너나할 것 없이 자식들을 끔찍이 위하며 산다. 젊은이들이 배우고 익힌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암울한 시대를 거치는 자식들에게 사랑으로 감싸주지 않으면 그들은 의지할 곳이 없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청년들의 잘못이 아니고 이 시대의 상황이 만들어낸 시대적 기현상이다. 부모의 위로와 보살핌이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올해 추석에는 객지에 사는 자식들과의 대면도 코로나로 인하여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자식의 생활이 윤택하던, 가난하던 부모의 마음은 늘 염려스러운 게 사실이다. 불안하고 요동치는 세월이 빨리 정착되고 자식의 생활이 좀 더 여유롭고 고생 덜하고 살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나를 염려하고 안쓰러워했던 그 때처럼.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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