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학교학부모회, 26일 성명서 발표

충북학교학부모회가 성명서를 발표하며 제시한 '일반고 평준화 관련 설문조사' 자료 모습.
충북학교학부모회가 성명서를 발표하며 제시한 '일반고 평준화 관련 설문조사' 자료 모습.

충북 학부모들이 충북교육청에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10월 26일(월)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회장 고현주, 이하 ‘충북학교학부모회’.)는 지난 18일 이광재 국회의원(더민주당)이 발표한 ‘서울대 입학생 수 지역간 자료’와 관련되어 진행된 논의 과정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충북학교학부모회가 보내온 성명서 전문이다.

“서울대 진학률이 모든 교육 여건을 반영하지 않는다”

충북학교학부모회, 충북 학생들의 입학 성적에 교육 현장의 책임은 없는가.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

지난 18일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실이 서울대에서 제출받은 2020학년도 신입생 출신 고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3 학생 1천명 당 서울대를 가장 적게 보낸 지역은 충북과 울산으로, 14.0명을 진학시킨 서울의 4.5분의 1 수준인 3.1명에 그친다고 하였다.

또한 최근 5년간 서울대 입학생 수를 분석한 결과 서울과 경기지역 출신은 전체의 42.9%이며 부산은 3위로 3.2%에 그친다고 하였다.

이광재 의원은 서울대 진학률의 차이는 결국 지역 간 교육 인프라 격차가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지적하며, 서울 외 지역에서 교육뿐 아니라 모든 삶의 기능이 통합 제공되는 라이프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함을 강조했다.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이광재 의원이 ‘서울대 입학생 수 지역 간 비교 자료’를 통해 강조한 부분은 지역 간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지역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특정 인프라가 서울, 경기 지역에 쏠리는 것을 방지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중앙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주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이광재 의원의 발표 후 19일 충북의 한 교원 단체에서는 충북이 2020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입학 전국 꼴찌라는 점에 참담함을 표현하며, 김병우 교육감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충북교육에 책임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충청북도교육청은 21일 기자회견 후, 23일 수정 자료 발표를 통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충북교육의 입학성과에 대해 2015학년도 대비 2020학년도 의학계열 진학률은 3.4배, 교육계열은 1.5배, 과학계열은 1.7배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서울 소재 10개 대학 합격률은 1.6배 증가하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논의의 과정을 지켜보며 충북학부모들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당초 이광재 의원이 서울대 입학생 수 자료를 가지고 주장하고자 한 바는 지역 불균형에 대한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소방안 제시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후의 지역 내 논의과정을 보면, 핵심에서 벗어나 서울대 입학생 수만을 가지고 교육의 성과를 따지고 있다.

과연 서울대 입학생 수를 기준으로 전체 충북 교육의 여건을 평가할 수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 단체에서 서울대 진학률이 학생들의 능력과 성적을 평가하는 절대 기준이 될 수 없음을 공감한다고 하면서도, 서울대 진학률이 저조한 것을 심각한 문제로 평가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묻고 싶다.

상위 1, 2등급 학생들의 SKY 진학률이 높아지면 교육 환경이 많이 개선된 것이고, 진학률이 떨어지면 저하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인가.

왜 상위권 아이들의 대학 입학 성적만으로 교육의 성과를 운운하는 것인지 학부모로서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또한 이미 이광재 의원이 밝힌 것처럼, 이러한 지역적 격차는 지역 간 불균형이 큰 원인으로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육감에게 책임을 촉구하는 것이 온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충북 학생들의 대학 입학 성적이 저조하다면 도교육감에게만 책임이 있고, 실제 학생들의 진로와 진학을 지도하는 교육 현장의 책임은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는가.

김병우 교육감이 충북 교육의 수장인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충북 학생들의 대학 입학성적에 대한 모든 책임을 도교육감에게 전가하는 것은 교육 현장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옳지 않다고 여겨진다.

충청북도교육청에게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청주시의 경우 2017 학년도 평준화 일반고 배정방식을 변경한 이후 학부모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교육적 성과에 대한 공유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

지난 2018년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에서는 17대 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반고 평준화 정책에 대해 학부모 의견을 물은 바 있다.(조사 대상: 충북도내 10개 시·군 학교학부모연합회 회원 321명, 조사 방법: 설문조사, 조사 기간: 2018.05.24.~2018.05.30. 조사 기관: 충청북도학교학부모연합회)

여론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고 평준화 정책과 관련하여 학부모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학교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장치 마련’이었다.

청주시내 일반고 평준화가 실현된 지 4년차가 되었다.

두 번째 입시 성적표가 곧 나온다. 이러한 시점에서 학교별 교육 격차가 해소되었는지 묻고 싶다.

여전히 학부모들 사이에서 특정 고등학교 선호도는 뚜렷한 편이며 사립고등학교가 일반 국공립고등학교에 비해 대입성적이 좋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과연 일반고 평준화 이후 교육 여건이 동반 성장했는지 상위권 학생들의 입학 성적만을 가지고 자부하지 말고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객관적인 지표로 엄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에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을 요구하며 논평하는 바이다.

첫째, 서울대 진학률만을 가지고 교육 환경을 운운하는 것에 학부모는 반대한다. 교육당국과 교육단체는 진부한 논의를 멈추고 충북 전체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하라.

둘째, 충북 학생들의 대입 성적 저조를 도교육감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에 반대한다. 모든 교육당국과 교육현장에 각성을 요구하는 바이다.

셋째, 교육당국과 교육현장은 지역별, 학교별 교육 격차 발생으로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을 없애고 충북의 모든 학생들이 교육적 차별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라.

2020. 10. 26.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장 고현주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