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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단풍든 가을산이여! 황홀하여라부용산(芙蓉山)
김진수 기자  |  birstj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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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19  10: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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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음대로 사정리 입구에서 바라본 부용산 전경.
   
▲부용산 정상 모습.

금왕읍 동쪽에 높게 산이 솟아 있다. 바로 부용산(芙蓉山.해발 644.3m)이다. 이 부용산과 관련해 금왕 사람들 자부심은 대단한 것 같다. 금왕 곳곳에는 부용산 이름이 있다. 먼저 지역에서 운영하는 무극초, 용천초, 무극중, 충북반도체고등학교 교가에 부용산이 공통으로 들어가 있다. 또 일찌감치 부용장학회가 결성돼, 지역인재를 양성해오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남부지방 방문자가 중부고속도로 대소IC를 빠져나오면, 동쪽으로 멀리 우뚝 솟아오른 부용산을 보게 된다. 과연 금왕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산이라고 생각한다.

가을이 깊어가며 부용산에도 단풍이 짙어졌다. 주말을 맞아 기자는 부용산을 올랐다. 독자들도 기자와 함께 부용산의 황홀한 가을을 추억으로 담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부용산 등산 안내판.(부용산 정상에 있음)

■ 음성읍 사정리.용산리, 충주 신니면과 금왕읍 육령리 아우르고

부용산은 음성읍 사정리와 용산리, 북쪽으로 충주시 신니면, 그리고 금왕읍 육령리를 아우른다. 동쪽에 가섭산 줄기와 접하고 있는 부용산은 남쪽으로 사정리에서 용산리로 넘어가는 사정고개 마루까지 산줄기가 이어진다. 이 사정고개를 지나 감우재와 소여리까지 400여m 산세는 뻗어간다. 부용산 북쪽은 완만한 구릉을 지나면서 생극 오생리 농경지대에 다다른다. 특히 북쪽 골짜기인 용대골과 황새골에서 발원한 물은 육령저수지에 당도하며 풍부해진다. 서쪽지대는 음성읍 사정리에서 접근하는 곳으로 처음엔 비교적 완만하다가 해발 500M 이상부터 정상까지는 경사가 험준한 지형이다.

부용산 등산로는 3개 코스가 대표적. 제1코스는 음성읍 용산리 용산저수지 위 궁도장에서 시작하는데, 약 2시간이 소요되는 가장 긴 코스다. 제2코스는 음성읍 사정리 강당말에서 시작하는데, 1시간 40여분 걸린다. 그리고 금왕읍 육령리에서 시작하는 제3코스는 1시간 50여 분을 등산해야 한다.

   
▲ 강당말 간와당 모습.

■ 사정리 간와당 갈바람 소리에는

해가 짧아졌다. 기자는 비교적 짧은 시간 걸리는 등산로를 선택했다. 바로 음성읍 사정리 강당말에서 시작하는 제2코스다.

평택-제천 고속도로 음성IC 동쪽 내리막길에서 사정리 방향으로 빠져나온다. 몇 달 전, 사정리 고개길이 포장돼, 음성읍 용산리까지 곧장 갈 수 있다. 사정리 강당말까지는 대략 1km 정도 거리. 마을 입구엔 대여섯 그루 느티나무와 ‘사정리.강당말’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강당말 안으로 들어가면 마을 한가운데, ‘간와당’(簡窩堂)이 넓게 터를 차지하고 있다.

간와당은 임진왜란 때 금왕 초계정씨 처가로 피신한 수찬 김혜(金憓) 공이 부용산 자락 심신산골인 사정리 229번지에 후학들에게 학문을 가르치기 위해 세운 강당을 가리킨다. 1907년 9월 29일 의병 200여 명과 왜군이 싸움으로 마을과 함께 전소된 강당은 1939년 3월 16일 현 위치에 7칸을 세웠으며, 2004년 김혜 공의 호를 따서 ‘간와당’으로 이름을 붙였다. 간와당은 일제 강점기 때, ‘사정초등학교’ 역할을 했다고 한다. 갈바람이 수런대는 간와당에서 기자는 결연에 찬 의병의 함성과 학동들의 글읽는 소리를 듣는다.

   
▲강당말에서 시작된 도로 끝 농막과 그 위로 부용산 정상이 보인다.

■ 가파른 산행길 곳곳에 볼거리 다양한데

간와당에 주차하고, 본격 산행을 준비한다. 심호흡을 하고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걷는다. 관음정사를 지나자, 부용산 자락 밑으로 밭과 과수원이 펼쳐진다. 25분 정도 걸으니 길이 끝나고, 산그늘에 숨은 농막이 반긴다.

농막에서 오른쪽 산기슭으로 들어서자, 계단식 산비탈에 15m 가량 곧게 자란 잣나무들이 키재기를 한다. 푸르고 신선한 잣나무숲 향기를 맡으며 5분 정도 올라가자 산등성이다. 곳곳에 야생 멧돼지들이 땅을 파놓았다. 능선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놓는다. 잣나무 행렬이 끝나니, 소나무 무리에 이어 참나무들이 뒤를 잇는다. 곳곳에 밤송이와 도토리들이 발에 채인다. 20분 가량 올랐는데, 숨이 차오고, 땀도 송글송글 맺혔다. 무덤처럼 생긴 바위무더기가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목을 축이고, 땀도 식힐 겸 바위에 걸터앉았다. 산밑에선 가끔 개짓는 소리가 들릴 뿐. 울긋불긋 단풍속에 산길은 고요하기만 하다.

다시 걸음을 내딪는다. 능선이 가팔라졌다. 왼쪽 골짜기로는 자작나무들이 바람에 하얀 몸을 흔든다. 오른쪽엔 굴참나무들이다. 호흡도 가다듬을 겸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리니, 사정저수지 푸른 물빛이 가을 햇살에 반짝거린다. ‘자작자작(?)’ 자작나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를 들으며 걷자니, 한결 힘이 덜 든다. 그렇게 20분 올라가니, 자작나무 행렬이 끝나고, 작은 바위무덤이 또 기다린다. 호흡은 더 거칠어지고, 땀도 이젠 흥건해졌다.

여기서부턴 더 험난해진 길. 이미 다리도 풀려서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발을 뗀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는 가섭산이 가깝게 다가와 응원해준다. 그 밑으로는 음성읍 전경이 가물거리고, 왼쪽엔 가지 틈새로 소속리산과 맹동.대소의 너른 들판이 아른거린다. 이젠 나 자신과의 싸움. 격한 숨소리만 들릴 뿐! 등줄기를 비롯해 전신에 흐르는 땀으로 이미 옷은 흠뻑 젖었다. 그렇게 25분을 올라가니 시야가 조금씩 트인다. 잠시 쉰다.

머리를 드니, 동쪽 용산리에서 기어오른 산등성이가 눈에 보인다. 그리고 산불 무인감시카메라도 어렴풋하게 눈에 잡힌다. 충주로부터 달려온 바람이 이마에 부딪힌다. 비로소 여유가 찾아온다. 길도 밋밋해졌다. 10분 정도 더듬어 찾아가니, 30여 평 됨직한 평지가 등산의 종점임을 알려준다. 비로소 산 정상. 해발 644.3m를 알려주는 표석 2개와 산불감시초소, 그리고 등산로 안내판과 낡은 의자 3개가 세월의 두께를 덧입고 있다. 역시 무성한 나무들 때문에 전망이 좋지 않다. 겨우 동쪽으로 가섭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와 있을 뿐.

하산은 등산했던 코스로 내려왔다. 사정리 강당말에 내려오니, 쇄락한 담배건조실과 농익어가는 감들이 노을 속에 침잠하고 있었다.

부용산(芙蓉山)은 산 모양이 ‘나무 연꽃’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과 관련해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용산 사방에 있는 저수지들이 떠올랐다. 부용산 주위로는 음성읍 사정저수지, 용산저수지, 충주 신니면 용원저수지, 금왕 금석(육령)저수지가 둘러 앉아 있다. 부용산이 이 4개 저수지에서 불쑥 솟아올랐다는 생각에 이르니, 과연 저수지 위에 피어난 연꽃과 같다고 추론한다.

   
▲잣나무 숲 모습.
   
▲부용산 등산로에 있는 바위무덤 모습.
   
▲자작나무 숲 모습.
   
▲부용산 정상에 바라본 가섭산 모습.
   
▲강당말 담배건조실 모습.
   
▲강당말 입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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