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도지사, ‘사법적 과오 기록해 존치하고, 대통령길 명칭 폐지’ 밝혀

이시종 지사가 청남대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시종 지사가 청남대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청남대에 설치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이 철거되지 않는다.

충청북도 이시종 지사는 청남대 일부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 문제와 관련해 12월 3일(목) 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 가졌다.

이날 이시종 지사는 전두환.노태우 전직 대통령 동상은 철거하지 않는 대신, 사법적 과오를 적시해 존치하고, 두 전직 대통령길 명칭은 폐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시종 지사의 기자회견 전문 내용이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지난 5월부터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되어온 청남대 일부 전직대통령 동상 철거 문제와 관련하여, 충북도는 동상 철거와 존치의 중간점인 「사법적 과오를 적시하여 존치」하고 「대통령길 명칭은 폐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하였음을 보고드립니다.

아울러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도민이나 존치를 주장하는 도민 모두 애국·애향 충정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러한 논란을 조기 매듭짓지 못한 데 대해 도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동안 충북도는 도의회와 함께 참으로 많은 고민을 해 왔습니다.

특히 청남대 관광자원이면서 충북도 재산인 전직대통령 동상을 철거하기 위해 법적 근거와 도민 정서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검토하였습니다.

먼저 동상 철거의 법적근거로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을 검토하였으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설치한 청남대 전직대통령 동상은 이 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중앙의 유권해석을 받았으며, 따라서 동상 철거의 법적근거 마련을 위한 차선책으로 도 조례 제정을 추진하였으나 이 역시 도민 여론이 찬·반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도의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청남대 전직대통령 동상은 관광활성화 목적에서 건립된 조형물로, 청남대 관광에 생계를 의존하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동상 존치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충북도는 동상철거 관련 법적근거 미비와 동상 철거와 존치로 갈려있는 도민 여론 등 여러 가지 변수들을 종합 고려한 끝에 동상 철거와 존치의 중간점이라 할 수 있는 「사법적 과오를 적시하여 존치」하고 「대통령길 명칭은 폐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5·18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운동」에서 제시한 여러 방안 중 ‘현 동상을 눕히거나 15°앞으로 숙이는 등’의 방안은 저작권 문제,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수용하기 어렵지만, ‘죄목을 적는’ 것과 ‘대통령길 명칭 폐지’ 요구는 충북도가 적극 수용한 것으로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사법적 과오를 적시하는 것과 대통령길 명칭 폐지 및 그에 따른 동상 위치 등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자문위원회에서 신중하게 검토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 회원 여러분!

충북도가 비록 사법적 과오를 적시하여 동상을 존치한다고 하여 5·18민주화운동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충북도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역사인 5·18민주화 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오롯이 기리고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아픔을 나누는데 영원히 함께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사법적 과오를 적시하여 존치하는 것은 “아픈 역사를 지우기보다는 아픈 역사를 아프게 기록하는 것도 한편의 역사”라는 인식에서 내려진 고육지책임을 널리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19일 일부 전직 대통령 동상을 훼손한 분이 구속되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일상으로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선처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충북도는 청남대에 전직대통령 동상 이외에 최근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행정수반 여덟 분의 동상도 건립해 놓았습니다.

이제 청남대는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담은 임시정부 행정수반 및 전직대통령 테마 국민 관광지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 12. 3.

충청북도지사 이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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