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준 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올해 쌀 생산량이 350만 7천 톤 이라고 한다. 이는 52년 만에 가장 적은 생산량이다. 쌀이 부족하여 쌀 가격도 많이 인상되었다. 올해는 여름철에 50여일이상 비가 많이 내리고 몇 차례 태풍이 와서 병충해가 심하고 일조량이 부족하여 생산량이 많이 떨어진 원인도 있지만, 정부의 쌀 감산위주의 정책에 기인한 바도 크다. 그 동안 정부는 쌀 위주의 농업생산정책에서 타 작물의 생산을 적극 장려하는 방향으로 농지 정책을 전환해 왔다. 농지에 벼대신 콩이나 다른 작물을 재배할 경우 지원금을 많이 주고, 농지의 전환도 제한을 많이 완화했다.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면서 쌀 부족현상의 현실화가 염려되고 있다.

쌀 부족 현상은 1980년에도 있었다. 이때도 연간 쌀 생산량이 355만 톤으로 많은 양이 부족했다. 당시는 극심한 여름 냉해로 인하여 더운 날이 며칠 되지 않았고 여름 내내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었다. 가을 타작을 할 때는 단위당 수확량이 전년도에 절반이었다. 당시의 쌀 자급률은 66%로 정부는 1981년에 외국쌀을 수입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일본, 대만 등 여러 나라로부터 1984년까지 장기도입을 계약하면서 이후 1990년 초반까지 재고 쌀 처리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후 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쌀 수입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쌀 수입은 농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없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우리나라 쌀 생산량은 1980년 이후 계속 줄어들기는 했으나 연간 생산량이 400만 톤을 넘어 과잉공급으로 애물단지로 취급 받기도 했다. 또 쌀 소비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최근 10년간 1인당 쌀 소비량은 20%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정부와 농민은 수매가 결정을 위하여 줄 달리기를 했다. 그리고 쌀 생산에 많은 지원과 보조금을 지급했다. 또한 지속적인 쌀 감산정책을 추진하여 논에 벼 이외에 다른 작물을 지배할 경우 많은 지원을 했었다. 농지의 용도변경이나 전환도 허락하여 재배면적이 줄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이후 계속해서 하락하던 쌀값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금년 들어서는 코로나19사태와 이상기후로 인하여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고 쌀 수입이 어렵게 되면서 쌀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간 추진해온 정부의 감산정책에 기인한 바가 크다. 재고 쌀 보관에 많은 돈이 들어가고 창고가 부족한 탓으로 애로가 많은 정부가 경지면적이 감소하는 것을 방치하고 장려하는 사이 최근 10여 년간 10%가까운 농지가 없어졌다. 주요 쌀 수출국인 베트남과 태국 등에서도 쌀 수출을 억제하는 정책과 국제가격의 폭등 등으로 식량을 무기화 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는 여러 가지 상황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중장기적인 수급 안정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에서 겪어 보았듯이 부족한 식량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쌀이 남아도는 것도 문제이기는 하나, 쌀이 부족한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쌀값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공급되는 것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국민들이 기상이변이나 코로나와 같은 비상사태에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농지관리 문제부터 식량안보 차원에서 재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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