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사람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관계에 의해 존재 의미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족 사이, 친구 사이, 이웃 사이, 동료 사이 등 다양한 인간관계 안에서 우리는 때로는 상처도 받지만 힘과 위안과 지지를 받으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특히 우리사회는 함께 공유하고 연대하는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이다.

2020년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 19의 방역을 위하여 일상에서의 대면 접촉을 줄이는 생활방역이 강조되면서 다른 사람과 대면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심리적 상태가 되었다. 즉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방식에 엄청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일상에 도입되는 상황에서 베이비붐 세대와는 달리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이나 모바일과 같은 디지털 문명을 경험한 지금의 현 세대들이 언택트 시장의 주류로 진입하고 있다. 언택트 문화는 중요한 사회 트렌드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거기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전반에 언택트 문화의 가속화를 가져오고 있다.

학교 수업은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고 회사 업무는 재택 근무로 대체되며 친구들이나 지인들과의 모임이나 만남은 SNS나 메신저로 이루어진다.

올초 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안에서 보내야만 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고 어느덧 연말에 까지 이르렀다. 거의 일 년 가까이 지속된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불안감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시대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은 더 큰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며 언택트 사회속에서 자칫 고립될 수도 있다.

코로나 19의 방역은 물리적 방역뿐만 아니라 심리적 방역 또한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면 소통보다는 사람 사이 온기는 덜하겠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자주 소통하고 멀리 계신 부모님이나 지인들에게는 내가 먼저 전화를 걸어 서로의 안부를 물어주는 것은 어떨까?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우리는 살아갈 힘과 위안을 얻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1천명을 넘고 있다. 발생 규모도 감염경로도 감당이 어려운 상황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기정사실처럼 거론되고 있다. 가뜩이나 움츠러든 마음은 더욱 더 힘들기만 하다.

정부의 방역 조치와 더불어 방역의 주체인 우리는 이제 코로나 일상을 어떻게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역혐오와 인종차별, 세대간, 계층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고용구조 악화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과 빈곤의 문제는 다양한 사회적 갈등과 위험을 증가시킬 것이다. 이에 따른 정부의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견고하게 지탱해주었던 연대에 기반한 신뢰와 공동체적 가치가 더욱 더 중요해지는 시기는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는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이다. 우리의 안전과 생명은 서로에게 달려 있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일상을 이전처럼 되돌리긴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코로나 일상의 고통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결코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오늘을 살아내야 하고 또 내일을 희망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당신의 소중한 이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일부터 시작하자. 이는 서로에게 희망을 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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