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꿈드림 센터장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소의 우직함으로 일상을 이겨내야 할 시간의 연장처럼 그렇게 묵직하게 다가온다. 한해가 바뀔 때마다 마음 한켠에는 아쉬움과 허전함을 간직한 채 새해를 맞이한다.

코로나로 인해 왕래는 못 하지만 전화와 문자라도 자주 해야 했던 것은 아닌지?

가족·친지 지인 간에 좀 더 베풀고 사랑으로 보듬어주면서 생활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흘러가는 세월의 주름살 위에 나이테만 한 개 더 그린 것은 아닌지?

나를 반추할수록 회한의 그림자만 맴돈다. 지난 한 해는 코로나 19로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체득하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경쟁과 효율에 매몰된 가치추구의 선상에서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 의식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이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접촉조차도 경계의 대상으로 인식되면서 경쟁과 효율보다 안전과 연대의 소중함을 다시금 각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다행히도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고 백신주사를 투여하는 나라들이 늘어나면서 집단면역이 확산하겠지만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또다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는 중세의 흑사병과 1918년도 발생한 스페인독감에 이어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3대 전염병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세 유럽을 휩쓴 흑사병이 유럽을 중세에서 근세로 이끈 것처럼 코로나 19도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이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코로나의 발생도 자연환경파괴와 기후변화의 결과로 야기되었다는 게 생태학자들의 견해다. 코로나19가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문제였다면, 기후변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해왔다.

지난해 54일에 걸친 장마로 인한 피해는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여실히 느낄 수밖에 없었다.

순환과 공생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문명의 편리와 이익에만 치중하다 보면 지구촌에 불어닥친 인류의 위기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금세기 안에 획기적인 생태적 전환을 하지 않으면 22세기는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뼈저리게 체득해야 할 것이다. 문제 해결 여부는 지구촌 전 인류가 생태적 각성과 이를 실천해나갈 수 있는 자발적 참여이다.

신축년 소띠해를 맞이하여 소의 근면과 우직함의 상징처럼 인류에게 닥친 위협요소를 제거해 소소한 일상의 행복감을 유지해 나가길 누구나 기대할 것이다.

새해를 맞아 사람마다 소망하는 것은 다르겠지만 소띠해를 맞아 가장 듣고 싶은 뉴스는 “코로나 완전종식”일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일 년은 숨죽인 채 지내야만 하는 상실의 세월이었다.

마스크를 벗어버리고 자유롭게 왕래하며 소통하고 카페에서 마음 편히 커피 한잔할 수 있는 여유가 그리워 진다.

우리의 자녀들도 마음껏 뛰어놀고 떡볶기집에 둘러앉아 수다라도 떨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소소한 일상으로의 회복이 간절해 진다.

“흰 소의 해”를 맞아 성실과 끈기의 황소걸음으로 코로나의 위기를 헤쳐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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