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준 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세계최대규모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2020.11.15타결되었다. 이 협정은 한중일 3국과 아세안 10개국,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 정상회의에서 2012년 협상을 시작한 이후 8년 만에 공식 서명되었다. 이는 세계절반의 36억 인구와 세계 국민총생산(GDP)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역 블록이다. 협정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산업보조금 지급증가 등 국제통상 질서가 악화되는 가운데,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규칙에 기반 한 무역과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서 경제의 회복력을 지속적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철강 등 핵심수출 품목과 섬유, 기계, 의료 등 유망종목에서 아세안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세안이 시장을 개방하는 대신 우리나라는 열대과일 등의 시장을 개방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정부는 RCET 출범으로 인한 우리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한다. 특히, 쌀과 고추, 마늘, 양파 등은 관세인하, 철폐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열대지역에 위치한 아세안 과일들이 무관세로 들어오는 길이 추가로 열리면서 우리 과일시장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기존 FTA외 추가로 양허한 136개 품목 가운데 구아바, 파파야, 망고스틴 등 과일의 기존관세 가 10년 뒤에는 모두 없어진다. 현재 태국산 망고, 필리핀산 파파야, 칠레, 뉴질랜드산 키위 등이 대량 수입 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동남아산 키위도 수입될 것이라고 한다.

2018년 현재 우리나라 과일 수입량은 82만 톤에 이른다. 열매과일이 52만 톤이며, 감귤류가 18만 톤 정도이다. 주요수입과일은 망고, 두리안, 포멜로, 파파야, 드래곤후르츠, 로즈애플, 리치, 망고스틴 등 다양하다. 선호하는 수입과일로는 바나나가 25%, 오랜지 16%, 포도 14%순이다. 젊은 사람들은 주로 망고, 체리, 파인애플, 키위 등 열매과일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입과일은 그 품목이 다양화되고, 가격도 국내산에 비하여 저렴해 지고 있다.

금년에는 냉해와 우기가 지속되는 관계로 국내 사과 생산량이 45만 톤으로 전년대비 16% 감소하고, 배는 15만 7천 톤으로 22%가 감소하는 등 대부분 과일의 생산량이 감소했다. 수입과일의 경우도 미국과 아시아 각국의 작황이 부진하여 수입이 많이 감소했다. 이런 영향으로 가을 과일값이 고가로 유지된 바는 있으나, 전반적인 농업은 어려움이 많았다. 우리 과일농가와 농업관계 단체에서는 지속적으로 국산과일의 품종개량과 품질향상, 그리고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로 수출의 길을 확보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일뿐 아니라 축산물, 녹용, 소시지, 청주 등 많은 농산물 분야에서 20년 내 관세를 철폐한다. RCET 가입을 보류한 인도의 추가 가입도 문제다. 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미국과 일본이 주도적으로 만든 제2규모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협정에,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우리나라 참여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가입할 경우 우리나라 농업은 더 큰 피해가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나라는 경제와 무역 분야, 특히 농업 분야에서도 선택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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