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빚는 酒人 김성희 하나도가 대표

(사진설명-왼쪽부터)하나도가 김성희 대표와 박영금 이사가 가문의 명주 태좌주와 농태기 술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설명-왼쪽부터)하나도가 김성희 대표와 박영금 이사가 가문의 명주 태좌주와 농태기 술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술을 빚는 酒人은 술로 이야기한다.

명절 설날을 맞아 정성으로 빚은 북한 전통주 한번 맛보세요~

남북을 잇는 한민족의 술 가문의 명주 태좌주가 음성에서 재현되어 탄생됐다.

외할머니의 고향 경주에서 시작되어 외할아버지의 고향 북한 회령에서 오래도록 지었던 술을 이제 그들의 손녀인 하나도가 김성희 대표가 충북 음성에서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작은 술병에 외가의 전통을 담아 우리 모두의 애환을 달래주는 술을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하나도가가 꿈꾸는 단 하나의 꿈이라고 말한다.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술을 빚고 있는 하나도가 김성희 대표를 만나 전통주 양조장 하나도가에 대해 들어본다.

 

▷북한 전통주 도가 하나도가는

-하나도가는 충북 음성의 농산물 명품브랜드인 다올찬 쌀과 음성청결고추씨, 직접 재배한 천년초를 사용하여 북한 가양주 제조방법으로 담아내는 남북을 잇는 통일전통주를 만들고 있다.

김 대표는 같은 북한 출신인 박영금 이사와 함께 하나도가에서 술향에 푹 빠져 산다.

충청북도 음성군 금왕읍 대금로1851번길 9(☎043-882-4582, 010-7303-6923)에 소재한 하나도가 연구실에 들어서자 알싸하고 잘익은 구수한 누룩 냄새가 코를 간지럽힌다.

살아있는 술 전통주를 만들어 가고 있는 김 대표는 사람들에게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힘이 있다. 먼저 손 내밀고 따뜻하게 보듬는 엄마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 마을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불철주야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노력한 덕분에 지금은 많은 이들의 입소문으로 하나도가의 술을 찾는이가 늘고있다고 한다.

하나도가의 대표 주인 태좌주와 농태기 술, 태좌주 골드
하나도가의 대표 주인 태좌주와 농태기 술, 태좌주 골드

▷남한으로 오게 된 계기는

―어린시절 북한에서 운동선수로 활약한 그녀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 체육특기생으로 군에 입대해 8년간 복무했다. 하지만 긴 군대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를 맞아준 부모님의 모습은 너무 허무할 정도로 힘들게 살고 계셨다. 아버지의 고향이 경남 김해였기 때문에 ‘남한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북한에서 온갖 차별을 견디며 평생을 나라에 충성했지만, 그 결과는 비참한 생활뿐이었다. 게다가 딸아이가 세 살 때 남편마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 때 2008년 탈북한 친구에게서 중국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두만강을 건넜다. 딸을 위해서였다. 딸 만은 다른 세상에서 멋지게 살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사히 2009년 한국에 도착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오직 딸을 위해 감행한 한국행이었지만 한국에 와서도 안심이 되지 않았다. 낮선동네에서 혹여 딸 아이에게 무슨일이 생길까 노심초사했고,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기도 했다. 그러다 동향 출신으로 먼저 입국한 친구의 제안을 받고 충북 음성으로 오게 됐다. 이곳에서 그녀는 딸과 동갑내기인 아들을 키우고 있던 친구와 한지붕 두 가족이 되어 생활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설 날 아침, 딸이 예쁜 엽서를 내밀었다. 어릴 때부터 회사에서 늦게 돌아오는 엄마를 기다리며, 그림을 그리곤 했던 딸의 솜씨는 엄마가 보기에도 남달랐다. 딸이 말했다. “엄마 나 그림 계속 그리면 안 될까?” 딸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다고 생각했지만, 미술 과외비는 생각보다 너무 비쌌다. 딸을 꿈을 이뤄주기위해 입국 초반부터 짬짬이 준비해 오던 창업을 결신하게 됐다.

통일 명주인 농태기 술 세트
통일 명주인 농태기 술 세트

▷태좌주로 창업에 뛰어들다

창업 아이템은 가문 대대로 전수되어 온 내림주였다. 김 대표는 2018년에 하나도가를 설립하고 창업과 판매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리고 북한에서 익힌 내림주 제조방식에 음성의 쌀과 맑은 물, 그리고 특산물인 고추씨까지 더한 명주(名酒), 태좌주를 탄생시켰다.

또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찾다가 ‘농태기’라는 제품을 개발한다. 농태기란 한국의 소주처럼 북한에서 흔히 먹는 대중적인 술인데요. 개인의 집에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도가 공장이 자리 잡은 대금마을 60여 호의 어르신들은 새로운 술이 나올 때마다 직접 시음해 보고 평가해 주셨다. 동네 어르신들은 농태기가 한국의 소주에 비해 도수도 3~4도 높다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며 좋아하셨다.

김 대표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지역 행사나 마을일에 빠지지 않고 늘 참여한다. 그를 눈여겨본 지역의 한 어르신은 태좌주가 지역 하나로마트에 입점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또한, 지역사회 역시 신문이나 유튜브를 통해 사업을 홍보할 수 있게 협력해 주었다. 모두 감사드린다.

천년초 국수와 엿이 들어있는 꾸러미 세트
천년초 국수와 엿이 들어있는 꾸러미 세트

▷하나도가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지난 2018년 설립된 ‘하나도가’에서는 대표주인 태좌주, 농태기 전통주, 엄마 막걸리 외에 유기농 천년초를 이용한 유산균, 엿, 국수, 분말 등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 꾸러미로 묶은 선물세트도 출시된다. 특허출원 1개, 2가지 상표가 등록되어 있다.

전통막걸리 함경도 감주는 함경북도 회령지역의 북한 가양주 제조방식 그대로 100% 우리쌀과 직접 재배한 천년초 열매를 첨가해 손으로 직접 빚은 프리미엄 막걸리다.

천연초는 선인장의 일종으로 칼슘·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항산화 작용과 항암 효과가 있다고 소문난 식물이다. 천연초를 이용해 만드는 ‘엄마막걸리’는 시중의 다른 막걸리에 비해 시각적인 면에서나 영양 면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회령의 전통주 태좌주는 어려운 시절에도 식구들이 커다랗게 둘러앉아 느리고 편안하게 마시던 함경북도 회령의 술이다. 이젠 경주와 회령을 거쳐 충청북도 음성의 전통주가 되어가는 하나도가의 대표주 태좌주다.

북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던 민속주 농태기는 음성의 다올찬 쌀로 다시 태어났다.

북한 전 지역에서 이 술을 모르면 간첩이라 불릴 정도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는 농태기는 밀주를 단속하는 이들도 술을 버리지 않고 몰래 가져가서 먹었다고 한다. 음식 본연의 맛을 중시하는 북한 음식문화로 인해 농태기도 곡식, 물, 누룩, 엿기름, 약재만으로 여과하지 않은 증류주의 거칠고 구수한 맛을 자랑한다.

(사진설명-왼쪽부터)하나도가 김성희 대표와 박영금 이사가 통일 명주인 농태기 술 세트와 천년초 꾸러미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설명-왼쪽부터)하나도가 김성희 대표와 박영금 이사가 통일 명주인 농태기 술 세트와 천년초 꾸러미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하나도가를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나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회사를 키워 나가겠다. 우리술을 은근히 자랑하고 싶고 다른 한편으로는 맛을 보여주고 싶어 창업하게 됐다. 우리 술이 조금 촌스럽지만 몸에 덜 해롭고 비타민이 많은 음성 고추씨를 넣는 등 모든 음식에 비방이 들어간다. 가가호호 만들어지는 북한의 서민주는 처마 밑에 메달아놓은 메주의 구수한 냄새와 손님이 오면 물 한 그릇을 더 부어서라도 함께 나누던 죽 한 그릇의 인심과 술 빚는 이의 손맛이 담겨있어 촌스러우면서도 구수한 맛을 자랑한다. 앞으로도 그냥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조병옥 음성군수님을 비롯해 지역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도가가 있는 금왕 대금마을 동네 어르신들은 술이 나올 때마다 시음도 하고 평가해주신다. 앞으로 취약계층에도 도움이 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 건강한 음식을 선호하는 깐깐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만족을 주는 하나도가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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