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나영 음성가정(성)폭력상담소장

 
 

연예계뿐만 아니라 스포츠계에도 학교폭력의 후폭풍이 불고 있다.

학창시절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글이 공개되자 논란이 된 선수들은 자신의 SNS에 사과의 글을 올렸고 이어 소속팀 출전이 무기한 정지되고 국가 대표 자격이 박탈되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 훼손, 모욕, 공갈, 강요, 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 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등에 의하여 신체. 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폭력은 인간의 영혼을 파괴시키는 일이다. 피해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과 충격을 준다. 학교폭력 피해자는 엄청난 절망감을 느끼고 가해자에 대한 적개심과 분노,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며 절망감과 좌절감은 때론 피해자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기도 한다.

학교폭력은 한 때 철없던 시절 학교 안에서 흔하게 있었던 일로 보아야 할까?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면 자연스레 잊혀 질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가해자에겐 이미 지난 과거의 일인지 모르지만 피해자는 학창 시절 경험한 폭력의 후유증으로 인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안정된 인간관계를 맺어가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30대 초반의 한 남성이 고등학교 때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집단 폭행을 당한 충격으로 이후 군대 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람들 무리 속에 있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이유 없이 불안해지기도 하고 종종 분노의 감정에 휩싸여 정신적으로 늘 힘들었다고 한다.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이 남성은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꽁꽁 싸매어 놓았던 자신의 깊은 상처를 직면하게 되었다.

이처럼 학교폭력의 피해 경험과 고통은 학교를 떠나면 다 잊혀지고 끝나는 일이 아닌 것이다. 어떤 이유로든 폭력은 누군가의 소중한 삶에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주는 범죄 행위인 것이다. 학교폭력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사회적 문제인 것이다.

피해자는 아직도 아픈 상처를 혼자 견디고 있는데 고통을 준 가해자는 TV에 까지 나와 너무나 행복한 얼굴로 웃고 있다. 나는 잊었지만 당한 상대방은 잊지 못하는 것이 폭력의 고통이다. 늦었지만 가해자는 진심으로 피해자의 고통을 인정하고 공감하고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학교폭력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피해자의 고통에 먼저 공감하는 사회가 되어야만 한다.

주변사람들의 방관자적인 태도 또한 가해자에게 폭력을 용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폭력의 가해자는 늘 자신보다 약한 이들을 노리기 때문에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방관과 침묵의 구조 속에서 폭력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발생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폭력의 구조적 문제에 주목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사회구성원들의 폭력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폭력은 가해자 피해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이며 아를 용인하거나 묵인하지 않겠다는 우리의 인식과 실천적 노력이 우선 되어야 한다.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음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