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기 (전)음성군 행정복지국장

 
 

춘삼월 바람이 많이도 불던 주말, 우리는 하당마을에서 나무를 심었다.

꽃샘추위인지 바람도 매섭고 햇빛도 없는 제법 추운 날인데도 백자작나무 200여주, 주니플러스 블루 애로우 30여주를 심는 작업을 진지하게 했다.

우리 일곱명의 친구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산행을 하거나 문화탐방을 한다.

지난달에도 함께 문장대 산행하는데 하당마을에 사는 친구가 “다음 달에는 우리 동네에 나무를 심을려고 하는데 산행 대신 같이 모여 나무를 심으면 어떻겠냐?”고 했다.

그는 고향마을의 변화를 통해 동네 분들에게 작은 행복이라도 드리고, 어떻게 하면 마을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무를 심기로 하였다고 한다.

아름다운 마을로 변화시키겠다는 참신하고 진심 어린 설명을 듣고 백년대계라 할 수 있는 나무 심기에 함께 참여하기로 의기투합하였고 정성스레 나무를 심고 물도 주었다.

그 동네는 하당초등학교도 있고 카페, 공방, 저수지, 자생식물원, 삼신산, 큰산, 어래산이 자리

잡고 있어 경치도 좋고 살기 좋은 마을로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 마을이다.

나무 심기를 제안한 친구도 삼신산의 정기를 받아선지 학창 시절 공부며 운동도 으뜸였다. 친구는 성장해서 국가공무원으로 근무하다 명예퇴직을 하고 고향마을로 돌아왔다. 그 후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지 허리디스크가 파열되어 몇 년 동안 통증과 공황장애까지 와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었다.

이렇게 힘든 자신의 환경에서 벗어나려 산행과 운동요법을 열심히 했고 댄스, 승마 등을 통하여 심신치유를 꾸준히 한 덕에 지금은 건강을 되찾아 예전보다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또 틈틈이 마을 하천과 저수지 주변에 마구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일과 도로변 제초작업도 한다. 환갑을 맞은 지난해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님 생가마을 뒤 큰 산(보덕산)과 연결된 임도 주변에 꽃과 단풍나무, 느티나무로 기념식수를 했다고 한다.

퇴직 후 몸이 불편하여 힘든 생활을 하던 그가 이제 불굴의 의지를 태우며 지역사회 변화촉진 자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까지 각고의 노력이 있었을 게다. 친구가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

 

친구의 마을가꾸기 계획은 ‘마을 뒤편 언덕과 저수지 수로 주변에 백 자작나무를, 마을회관 주변에 주니플러스 블로애로우를 심고, 마을 뒤 언덕에 대나무숲 조성’, 마을을 관통하는 2차선 농어촌 도로에 명품 가로수를 식재하는 것이란다.

그중에 젤 먼저 친구는 7백여만원의 사비로 사들인 나무를 마을 주변 저수지 주변에 나무심기를 한 것이다. 그다음 다른 나무심기와 대나무숲 조성, 가로수 식재는 연차적으로 추진한다고 한다.

친구의 계획은 마을주민의 참여, 이웃마을과 협업, 지자체의 지원이 있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하당마을에 많은 변화를 할 것이란 확신은 친구의 확고한 의지와 추진력을 믿는데서 나오는 것 일게다. 거제도의 외도, 태안 천리포수목원 같은 규모는 아니더라고 친구가 계획하는 ‘아름다운 하당마을 숲’ 조성은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줄 것이다.

우리 친구들은 나무심기를 끝내고 막걸리로 쫑파티를 하였고 그 자리에서 하당 친구는 “너무나기분이 좋고 가슴이 벅차다” 며 소회를 밝히며 친구들의 나무심기 동참에 진정 고마움을 표했다.

주말, 여가와 휴식의 시간 대신 우정의 나무심기를 한 우리도 뿌듯한 행복감을 느꼈다.

매월 정기적으로 만나는 우리들, 서로 도와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만남의 의미를 되새기며 제 2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갈 것이다.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어떤 절망적인 순간이 내게 닥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기에 지구의 종말과 거리는 멀지만 아픔을 겪어본 친구는 희망을 노래하며 마을의 변화를 위하여 열심히 나무를 심고 키울 것이다. 애향심과 국토사랑으로 삼신벌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나의 친구, 그는 자연을 가꾸고 사랑하는 멋진 남자다.

그런 멋진 친구를 바라보면서 나도 제2의 인생을 어렵게 살아가는 소외된 이웃을 보듬고 지역사회

에서 봉사하는 삶을 개척하며 여생을 보내겠다는 생각이 구름처럼 몰려왔다.

또한, 이제 나이 환갑이 넘었지만 밝고 희망찬 ‘삼신벌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친구의 착한 행동을 지지하고 힘껏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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