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 센터장

 
 

산과 들에는 하루가 다르게 짙 푸르름이 더해가고 있다. 길가에 핀 가로수 벚꽃잎이 바람결에 화려한 춤사위로 땅에 내려앉는다. 그야말로 꽃길이다. 겨울에 죽은 듯이 뻣뻣한 자태로 서 있던 나무에서도 얼어붙었던 땅 위에서도 새싹이 꿈틀거리며 생명의 소중함을 피워낸다..

생명의 사전적 의미는 생물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인간에게 있어 생명은 하늘이 부여한 천명을 거스리지 말고 살라는 명령이기도 하다.

이러한 생명의 소중함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의 자해와 자살은 해마다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고민을 들어줄 단 한 명의 친구라도 있으면 자살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학자의 말은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필요하다. 영양이 결핍되면 영양실조에 걸려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3대 영양소가 골고루 섭취돼 신체가 활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균형 있는 공급이 중요하다.

이에 못지않게 필요한 것이 마음에도 3대 영양소가 필요하다. 첫째로 자율성이다.

자신이 하는 것들이 모두가 감시와 통제로 이어져 자유스럽게 할 수 없거나 마지못해 지시에 의해서 해야 하는 일과로 가득 차 있을 때 삶에 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유능 감이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목표하는 것을 성취했을 때 느끼는 뿌듯함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지능을 갖고 있다. 음악에 소질이 있거나 미술, 운동, 글쓰기, 수학적 재능,자연친화적, 인간친화적 지능 등 다양한 지능을 갖고 있다. 교육은 바로 내면에 잠재된 이러한 개별화된 지능을 꺼내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하지만 획일화된 대학입시경쟁 등으로 인해 내면에 잠재된 개별화된 지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경쟁에서 뒤처지면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고 자신에 대한 무력감으로 자신을 코너로 모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아직 발견하지 못해 발현하지 못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유능 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존감이 필요하다.

자존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존재의 감정으로 자신을 긍정하고 가치 있는 인간으로 수용하고 인지하는 것이다.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 닥치거나 자신을 비웃는 친구가 있어도 “난 깨나 괜찮은 사람이야, 이런 일쯤이야, 이런 비웃음쯤이야 털고 일어날 수 있어”라고 마음먹는 것이다.

셋째는 관계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관계가 힘들어지면서 갈등을 겪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또래 친구 간에도 왕따 문제가 심각하다.

조직문화에서도 일이 힘든 상황보다도 조직구성원 간의 갈등으로 빚어진 인간관계로 조직을 떠나거나 힘들어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왕따를 당하는 사람의 고통은 육체적 고통에 버금가는 심리적 폭행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 우리 뇌는 사회적 고통과 물리적 고통을 분간하지 못하기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사람의 고통은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은 채 내면으로 엄습해온다.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공감, 경청이 중요하다. 의사소통을 잘하고 공감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가 소통할 때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이고 말의 뉘앙스 같은 청각적 요소가 38%, 표정, 태도 같은 시각적 요소가 55%를 차지한다고 미국의 사회 심리학자인 매러 비어는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의사소통에 있어 비언어적 요소가 93%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관계를 잘 하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자해나 자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3대 영양소가 골고루 섭취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가 다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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