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 국사산(봉)(國師山(峰):410m)

소이 봉전2리 마을과 국사산(봉) 전경.
소이 봉전2리 마을과 국사산(봉) 전경.

기자는 그동안 13개 음성군 산에 대하여 기사를 썼다. 그런데 소이면과 대소면에 있는 산은 오르지 못했다. 음성군에서 제작한 등산 안내 책자엔 소이면과 대소면 산이 없다. 대부분 평야지대인 대소면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소이면에는 산들이 꽤 많다. 그 가운데 국사산(봉)은 기자가 소이 금고1리를 취재하며 들었던 산이다.

기자는 국사산(봉)(國師山(峰):410m, 이하 ‘국사산’.)을 오르기로 했다. --편집자 주--

▲국사상(봉) 정상 산불감시초소 모습.
▲국사상(봉) 정상 산불감시초소 모습.

■어디가 국사산? 소이초 뒷산....

기자는 국사산을 금고1리 뒤편(남쪽)에 있는 산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인터넷 지도(네이버.다음)에는 국사산이 소이 갑산리 남쪽, 충도3.4리와 괴산군 소수면 길선리 사이로 표기돼 있는 게 아닌가? 이에 기자는 먼저 소이 현지인들에게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소이면행정복지센터(면장 전혁동)를 방문했다. 소이면민들 증언과 <소이면지> 기록을 보니, 국사산은 기자 기억대로 소이초 뒤편이 맞다. 그리고 갑산리 남쪽 산은 금봉산((錦鳳山:481m)이라는 것. 특히 “동방은 월포산이 우뚝 솟았고, 뒤론 국사봉이 의젓이 섰네....”라고 시작하는 소이초 교가가 이를 확증한다.

<소이면지>는 국사산을 소이면 금고리, 봉전리, 충도리에 걸쳐 있는 410m 높이의 산이라고 설명한다. 국사산은 종종 ‘국사봉(國師峰)’으로도 부른다고. 고문헌인 <조선환여승람> 산천조에는 “국사산 재군동십리 청룡두유석각”(國師山 在郡東十里 靑龍頭有石刻)이라 하여, “국사산은 군 동쪽 10리에 있으며, ‘청룡의 머리’라는 글귀가 돌에 새겨 있다”고 기록돼 있다. 국사산 주위로 동쪽 갑산리, 서부 충도리, 남부는 괴산군 소수면 길선리 수리마을이 접해 있다. 그리고 국사산 동북사면에서 발원한 물은 각각 소이면 봉전리 댁별, 봉전저수지, 금고리 마을과 들녘을 적시며 음성천으로 유입된다. 또 서남쪽 물은 충도리(아랫볕돈)를 거쳐 충도저수지로 유입된다.

▲국사상(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중동리 방면 전경.
▲국사상(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중동리 방면 전경.

■금봉산, 그리고 어래산

참고로 소이면에는 금봉산과 어래산도 있다.

금봉산은 앞서 언급했듯, 소이 갑산리 정자안 마을 남쪽 산이다. 산 모양이 ‘봉황이 날개를 드리운 것’ 같아 붙여진 금봉산을 주민들은 ‘갬봉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금봉산 길은 본래 말이 통행할 수 없을 정도로 험하고 불편했다. 그런데 정운상 씨가 길을 평탄하게 닦았다고. 금봉산 동쪽엔 ‘죽실령’이라고 부르는 갑산고개와 용고개가 있다. 산 북쪽 마을인 갑산리 남서쪽에 국사산, 동부 중동리에는 344고지가 있다. 북부 지역으론 갑산리.중동리 일대 낮은 평야가 펼쳐진다. 금봉산에는 또 임란 충신인 권길의 애마 무덤이 있는 ‘너치실’과 살구고개, 장고개도 있다. 장고개는 갑산리 중탑골에서 괴산군 소수면 수리 마을로 가는 고개인데, 옛날 주민들이 괴산읍 괴산장을 보러가던 고개다. 또 금봉산에는 갑산1리 주민들이 올리는 산신제단과 산 아래 골짜기엔 석탑이 있다.

어래산(御來山)은 ‘임금이 온 산’이란 뜻. 어래산은 소이면 후미리와 괴산군 불정면 삼방리, 충주시 주덕읍 삼청리 경계에 있다. 조선왕조 첫 번째 영의정인 ‘배극렴’이 말년에 이곳에 은거할 때, 태조 이성계가 찾아와 출사(出士)를 간청했단다. 민담에는 어래산을 찾은 이성계가 배극렴과 함께 국사산에 오르며 국가 업무(國事)를 의논했다고도 전한다.

▲봉전2리(댁별) 마을 입구 도로와 마을 오른쪽 뒷편 국사산(봉) 모습.
▲봉전2리(댁별) 마을 입구 도로와 마을 오른쪽 뒷편 국사산(봉) 모습.

■봉전2리를 지나 산에 오르니

다시 주제를 국사산으로 옮겨보자. 국사산을 오르는 길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코스는 봉전2리(댁별) 마을 끝 임도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두 번째 코스는 금고1리 소이초와 소이체육공원 뒤에서 시작한다. 세 번째 코스는 충도2리(아랫볕돈)에서 시작하는 길다.

기자는 봉전2리 끝 임도에서 시작하는 길로 국사봉을 오르기로 했다. 고맙게도 소이면행정복지센터 고영수 부면장과 정화진 산업팀장, 유재일 주무관이 국사산 산불감시초소를 방문하기 위해 동행하며 산행길을 알려줬다.

산행은 음성읍에서 괴산 불정면을 잇는 516번 지방도에서 봉전2리 댁별마을 진입로를 들어서며 시작한다. 댁별마을은 516번 지방도 남쪽으로 국사산 자락 끝에 3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다. 댁별마을 오룡골 오른쪽 골짜기로 시멘트 도로가 이어진다. 이 길은 봉전2리-범박골 봉전저수지.봉전1리까지 약 3km 이어진 임도다. 시멘트 포장은 200여m 더 올라가면 끝. 이후부터는 비포장이다. 비포장 길은 가파르게 800여m 이어진다. 오르막 고개가 끝나니 길이 평평하다. 산기슭 오른쪽으로 2~3기 묘가 말없이 반긴다. ‘홍우원’ 부부 묘 뒤로 산길이 나 있다. 여기부터 산행이 본격 시작된다. 좁은 산길에 들어서자, 20m 넘게 쭉쭉 자란 참나무들이 빼곡하다. 5월 초인데도 마치 원시림에 들어선 것 같다. 구불구불 비탈길은 능선을 향해 서쪽을 향한다. 숨이 차오른다. 300m 정도 오르자 능선이다. 이제 남쪽으로 방향을 바꿔, 더 가파르게 정상을 향해 능선을 올라간다. 능선 양쪽엔 어느새 소나무들이 서 있다. 50여m 오르니 바위들이 모여 있다. 여유있게 숨고르며 바위들을 살펴보고 싶다. 하지만 동행이 있는지라 사진만 찍는다. 50m 비탈길을 더 오르니 평지. 소나무들이 그늘을 만든다. 조금 만 더 가면 정상이라는 말을 따라 가파른 경사를 오른다. 5분 정도 오르니 시야가 훤해지고, 산불감시초소가 우뚝 서 있다. 산불감시원 김강민 씨가 반가운 얼굴로 초소를 내려온다. 정상은 약 50여 평 정도 평평하다. 산불감시초소 주위로 소나무.참나무들이 키재기를 한다. 정상에서 동쪽 발밑에는 봉전1리, 중동리, 갑산리가 보인다. 김강민 씨 말에 의하면, 쾌청한 날엔 월악산 천왕봉과 속리산까지 볼 수 있단다. 정상부 서남쪽 20여m 뒤엔 송전탑이 서 있다.

김강민 산불감시원이 기자 일행을 송전탑 뒤 오솔길로 안내한다. 30여m 길 끝에 전망바위가 있다. 전망바위에 올라보니, 충도2리 아랫볕돈을 비롯해 충도저수지, 원남 구안리 오성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서쪽으론 멀리 음성읍을 넘어 소여리 감우재까지 보인다. 전망바위에서 정상부로 10m 쯤엔 금고1리.소이초.소이체육공원 뒤편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김강민 산불감시요원은 이 코스가 가장 험난한데, 로프를 의지해 오르는 구간에 한문 글자를 새긴 바위가 있다고 덧붙인다.

기자는 올라왔던 코스로 하산해, 봉전1리 봉전저수지까지 이어진 임도를 휘돌아 내려왔다.

 

국사산을 등산하며 국사산 등산로 정비와 정상 표지석 설치를 음성군에 건의한다. 그리고 국사산 산행을 도와준 소이면 전혁동 면장, 고영수 부면장, 정화진 산업팀장, 유재일 주무관과 김강민 산불감시원에게 감사의 말을 남긴다.

▲국사산(봉) 정상 모습.
▲국사산(봉) 정상 모습.
▲국사산(봉) 정상 송전탑 모습.
▲국사산(봉) 정상 송전탑 모습.
▲봉전2리(댁별)-봉전저수지 구간 국사산(봉) 임도 모습.
▲봉전2리(댁별)-봉전저수지 구간 국사산(봉) 임도 모습.
▲봉전2리(댁별)-봉전저수지 간 임도 엎에 세워진 국가지점번호판 모습.
▲봉전2리(댁별)-봉전저수지 간 임도 엎에 세워진 국가지점번호판 모습.

 

▲국사산(봉) 등산로에 있는 바위 모습.
▲국사산(봉) 등산로에 있는 바위 모습.

▲국사산(봉) 등산길 모습.
▲국사산(봉) 등산길 모습.

 

▲국사산(봉) 정상 서쪽에 있는 전망바위와 그 뒤로 충도2리 마을 모습.
▲국사산(봉) 정상 서쪽에 있는 전망바위와 그 뒤로 충도2리 마을 모습.

▲국사산(봉) 전망바위에서 내려다본 충도저수지와 그 뒤편에 있는 음성읍 모습.
▲국사산(봉) 전망바위에서 내려다본 충도저수지와 그 뒤편에 있는 음성읍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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