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준 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대권을 꿈꾸며 도전장을 내는 영웅호걸들이 판을 치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인사가 10여 명씩 된다. 이들은 오락가락하는 정치인들을 모아 자기편을 만들고 국민들 앞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을 한다. 국민이 걱정 없이 잘사는 세상을 만든다고, 독재 정권으로부터 해방을 해 주겠다고, 더 부강하고 발전된 나라를 만든다고, 자신만이 문제를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여기저기 사람을 만나러 떼 지어 다니고, 사람을 모아놓고 자신의 공약을 열변을 토하여 이야기하곤 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부추기고 자신만이 적임자라고 선동하고 있다.

해방 이후에 반세기가 넘게 여러 정권이 들어서고 정치를 해왔으나 정치가 발전하고 국민 생활이 크게 편안해졌음을 느끼지 못했다. 우리 현대정권에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존경을 받는 대통령은 많지 않았다. 최근 몇 차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이 실정을 거듭하고, 영어의 몸이 된 경우까지 보면서, 우리 마음속에는 뭔가 모르게 손해를 본 느낌, 약간의 사기를 당한 느낌이 오래 남는다.

역사적으로 고려나 조선의 국가를 창설하고 개국을 할 때도 민초들을 극심한 가난과 착취로부터 구해내고 살만한 세상을 만든다는 명분을 세웠고, 반정 등 혁명 때에도 부정부패와 탐관오리를 척결하고 백성들의 행복한 삶을 명분으로 삼았다. 이 위정자들은 혁명이 성공하고 나면 논공행상을 먼저 따지고 정권의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민초들의 문제가 생기면 줄을 세우고 비축미 몇 되씩 나누어 주는 것으로 임무를 다했다. 무지한 백성들에게는 잘 될 거라는 희망 어린 말만으로 순종하게 만들고, 백성을 혁명의 수단으로, 통치의 대상으로 이용하였다.

대부분 민초들은 정권의 감언이설에 이리 쏠리고 저리 부딪치면서도 힘들고 어려울 때는 스스로 삶을 개척해 갔다. 돼지우리 같은 곳에 살면서도, 매번 속으면서도 위정자를 우러러보면서 세상을 잘 다스려 더 윤택한 세상이 되기를 바라고 믿었다. 태평성대 시대를 맞이한다고 해도 탐관오리들에게 빼앗기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그러면서도 시국이 어려울 때는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나라를 구하고 장렬히 죽어갔다. 한마디로 말해서 역사적으로 백성들은 소위 위정자들로부터 혜택을 받은 바가 없다는 사실이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 정권을 교체하면 세상이 확 바뀌고 모두가 잘사는 것처럼 난리들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어느 정권이 들어와도 정권 말기에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은 정권이 없고, 태산을 옮길 것 같은 정책공약도 세월이 흐르면서 흐지부지되었다. 애초부터 정확한 예상과 진단을 한 것이 아니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구호에 불과한 것이었다. 장사꾼이 물건을 많이 팔기 위하여 얄팍한 상술을 동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몇 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늘 그랬듯이 시비 거리를 찾아 상대를 공격하고 사람을 동원하여 국민을 선동할 것이다. 국민은 감언이설에 속을 수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선거에 개입하여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는 정치고 우리의 삶은 삶이다.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에 우리의 삶을 의지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정치는 정치인들이 모여서 할 것이고,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이끄는 것은 오르지 우리 자신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우리는 우리의 주관대로 생각하고 우리의 뜻대로 행동하며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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