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연순

오늘 아침 너의 기사를 읽고 가슴이 아리고 아파왔어

이름 모를 아줌마가 쓰는 편지가 너에게 어떤 도움이 되지는 않겠지만

구천을 떠도는 너의 영혼이 안식처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펜을 들었어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누나들을 위해 쓰려고 쥐꼬리 만 한 월급을 쪼개 아껴가며

2년간 모아둔 군 적금을 선임과 후임에게 빌려주고 받지 못하니

얼마나 화가 나고 괴로웠을까?

게다가

제대 후에도 선임과 후임의 협박에 못 견디고 세상을 등진

젊고 아름다운 우리 모두의 아들아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우리 부모들의 잘못이지

부모들의 강밥과 욕심에 맞춰 공부만 거듭하는 아이들이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지를 보여주고 있어

파행적인 교육현실 속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사람됨을 가르치지 못한

우리 부모들의 잘못이야

 

두려워 하지마

슬퍼 하지마

노여워 하지마

걱정 하지마

네 잘못이 아니야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너는 기쁨이고, 고마움이고, 사랑이였어

너의 짧고 아름다운 생이

우리 부모들의 거울이고, 내 아이들의 미래의 모습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고 있어

 

너의 소식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어

이렇게 글로 마음을 전해

 

2021년 9월 추석을 앞 둔 목요일에 엄마가

 
 

 

 

 

 

 

사진설명= 사회적협동조합 평화제작소 ‘나’를 만나는 글쓰기 2기 수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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