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종 렬 전 음성교육장

 
 

성인 공자께서는 ‘재승박덕(才勝薄德)’이라는 말을 남기셨다. 재주는 많으나 덕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즉 아는 것이나 능력은 뛰어나나 인품이 부족한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또 ‘천재불용(天才不用)’이라 하였다. 즉 덕(德)이 없이 머리만 좋은 사람은 아무짝에도 소용없다고 하였다. 인간사회는 재능 보다는 덕을 더 중시 한다는 뜻깊은 말씀으로 생각된다.

사마광의 자치통감에 보면 ‘재주와 덕을 겸비한 사람을 성인이라 하고, 재주도 덕도 없는 사람을 어리석은 자라 하였으며, 덕이 재주보다 앞서는 사람을 군자라 하고, 재주가 덕을 앞서는 자를 소인’이라 하였다.

채근담에도 ‘인간사회에서 덕이 첫째이고 재주가 그 다음이다. 덕이 주(主)가 되고 재주는 종(從)이 된다. 덕과 재주를 겸비할 때 비로소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다. 덕이 없고 재주만 있다면 경박하여 재앙이 따른다. 차라리 덕이 있고 재주가 없는 편이 낫다’라고 하였다.

‘엘리트보다는 사람이 돼라’. 미국 교육부로부터 ‘동양계 미국인 가정교육 대상’을 받은 재미동포 전혜성 박사의 자전적 수필집 제목이다. 6명의 자녀를 의사로, 대학교수로, 그리고 법률가로서 사회에 봉사하면서 추앙받도록 훌륭하게 키운 전 박사의 가정교육 철학은 ‘재승덕(才勝德)’ 즉 재주가 덕을 이기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전혜성 박사는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사람으로 키운다’는 책에서 자녀교육 노하우는 바로 덕이라고 했다. ‘남을 돕고 베푸는 과정에서 아이 스스로 오히려 힘과 지혜를 얻게 되고, 부모가 먼저 남을 배려하고 봉사한다면 아이는 굳이 애쓰지 않아도 바르고 훌륭하게 자랄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기업가 아타라시 마사미는 ‘사장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책에서 “사장에게 필요한 것은 재능이 20퍼센트고, 덕이 80퍼센트다. 재능이라는 업무 능력보다 덕이라는 인간력이 네 배는 더 중요하다”고 하였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자식을 천재로 키우려고 한다. 하지만 세상에 나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천재가 아니라 덕이 있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천재를 부러워 하지만 천재는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덕은 영원하다. 아이들을 머리 좋은 사람으로 키우기 전에 덕을 좋아하고 덕을 즐겨 베풀 줄 아른 사람으로 키워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이 온갖 거짓과 모순과 악으로 넘쳐나는 것은 지식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덕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자기 꾀에 넘어가기가 쉬운 사람이다. 쓸데없이 재주가 넘쳐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고 건방떠는 말투와 주접떠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재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재주를 말하고 덕은 후천적인 길러지는 자기 수양을 말한다. 아무리 만 가지 재주가 뛰어난 사람일지라도 자신을 다스릴 수 없다면 공든 탑이 와르르 일시에 무너지는 실패와 좌절을 맞이할 것이 뻔하다.

덕이 마음의 보석이라면 재주는 머리의 보석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주는 화려하고 달콤하게 드러나지만 덕은 서서히 은은하게 드러난다.

인간사를 보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지도자의 위치에서 역사에 밝게 빛나는 사람은 덕이 높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자식은 머리 좋은 똑똑한 사람으로만 키우기 전에 덕이 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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