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 센터장

 
 

코로나 상황에서도 봄바람은 피로에 지친 심신을 위로해주는 것 같다. 어쩌면 봄바람의 자연현상보다도 계절적 감각으로 다가오는 싱그러움에 대한 그리움이 더 큰지도 모르겠다. 계절의 변화는 몸도 반응하지만 우리네 마음도 계절이 주는 풍미를 음미하고픈 욕구에 물들어간다.

담벼락 아래 새싹이 돋아나는 풍경에 시선이 가고 불어오는 봄바람에 가슴을 비벼보고 싶은 마음이 일렁이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때로는 바쁘다는 핑계로 계절은 주는 감각도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아주 중요한 것들은 사소하지만 사소한 의미가 쌓여 추억을 만들고 그 추억은 살아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자식들에게 재산적 가치를 물려주고 결혼하면 살집까지 한 푼이라도 보태주려 애쓰는 것이 현실이다. 노후준비가 부족하더라도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당신들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라도 자식들의 뒷바라지에 온 정성을 쏟는다.

물려줄 재산이 많은 가정에서는 자식들 간의 재산분할을 둘러싸고 갈등도 심하다.

경쟁과 효율을 중시하면서 경제적 가치에만 치중한 교육은 인간적인 공동체의 삶에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음성군 꿈드림에서는 청소녀들의 자기계발동아리 “달콤한 꿈 한 조각 파티시에”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추진하고 있다.

파티시에(patissier)는 프랑스에서 유래한 용어로 페이스트리와 후식용 음식,빵 그 밖에 오븐에 굽는 음식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요리사를 말한다.

우리말로는 제빵사 또는 제과제빵사로 표현한다,그러나 프랑스에서는 빵만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을 별도로 지칭하는 블랑제로 불린다.

파티시에는 쿠키나 케이크, 파이 등의 제과류와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을 만드는 일을 사람을 가리킨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하여 7월까지 10회기에 걸쳐 추진할 방침이다. 청소년들의 여가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재능을 일상생활에 적용함으로써 사회구성원으로서 역량을 발휘토록 할 계획이다.

자신이 만든 쿠키와 마들렌, 퓨전 떡 등을 가족과 함께 때로는 친구와 함께 나눠 먹는 추억은  어색했던 가족과의 관계는 물론 친구들 간의 소통도 원활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청소년들의 적성에 부합되면 파티시에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자신의 삶에 방향을 설정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꿈드림 청소년들이 처음으로 자신들이 직접 반죽하여 만들다 보니 자신들이 원하는 형태의 제품은 아니지만 반복하여 실습을 하다 보면 맛과 미적인 형태가 조화된 후식으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티시에 과정이 힘들다고 중도에 그만두지 않는다면 맛있는 쿠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뭐든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없다.

꿈드림 청소년들이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을 음미하면서 쿠키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사랑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하물며 숙련을 필요로 하는 기술적 사안은 훈련한 만큼의 결과물로 표출된다.

농작물도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라나듯 작은 쿠키 하나를 만드는 것도 시간과 진정어린 애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자신이 만든 쿠키 세트로 온 가족이 함께 나눠 먹는 시간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 그곳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추억이 배여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중심을 잡고 선다는 것은 모진 비바람의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견딤을 받아들일 줄 안다는 것이다. 대추 한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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