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교장, 칼럼니스트스트

 
 

갈등과 대립으로 얼룩진 지난해를 뒤로 한 채 4월의 새 아침이 밝아오고 있다. 우리는 정글법칙이 적용되는 세계화 속의 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국내외 정세는 시시각각 변하며 우리에게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날의 안일한 자세로는 오늘을 살아가기 힘들다.

채근담에 이르기를 “뜻을 세우려면 남보다 한 걸음 높이 서라 그렇지 않으면 마치 티끌 속에서 옷을 털고 진흙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이 초탈할 수가 없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한 걸음 물러서라. 그렇지 않으면 마치 불나비가 촛불에 뛰어들고 숫양이 울타리에 부딪히는 것과 같이 안락함을 바랄 수 없다”라고 우리에게 처세훈(處世訓)으로 전해지고 있다.

단테는 신곡(神曲)에서 “이 산을 오르려는 자/골짜기에선 큰 괴로움을 만나리/그러나 올라감에 따라 덜어지리라/그러기에 어려움도 바뀔 때 오르는 것이 퍽이나 수월하게 보여/빠른 흐름은 작은 배를 타고 내려가는 것과 같다”라는 시구(詩句)를 남겼다.

피장부 아장부(彼丈夫 我丈夫), “사람의 지능은 비슷하나 노력 여하에 따라 훌륭하게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라는 말이다. 위인(偉人)이 도달한 꿈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남들이 밤에 잠을 잘 때 쉬지 않고 한 발짝 한 발짝 기어올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금완출인간(金盌出人間), “뜻만 세워서는 안 된다. 실천에 옮겨야 이루어진다”라고 했다.

학창시절에 함께 생활하던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쉬지 않고 꾸준히 열심히 살아온 친구들은 남보다 앞서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 청소년들은 대학 진학을 앞에 두고 합격의 기쁨 속에 벅차기도 하고, 실패의 불운 앞에 좌절하기도 한다. 실패의 불운에 좌절하지 말자. 쉬지 않고 꾸준히 걷는 자가 남보다 앞선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설 자리에 서고 때로는 한 걸음 물러서는 지혜도 필요하다.

논어(論語)에 긍이부쟁(矜而不爭), “긍지를 갖되 다투지 말자”고 했다. 우리 앞에는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러나 선가귀감(禪家龜監)의 서산대사의 말과 같이 “비굴해지지 않고(不自屈), 자만하지도 말자(不自高)”, 자긍심을 갖되 다투지 않는 유연하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세계화 속의 높은 파고(波高)를 헤쳐나가 희망찬 내일을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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