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교장, 칼럼니스트스트

 
 

오래 전 겨울방학인 1월에는 오랜만에 단재교육연수원에서 교감자격연수를 받고 있는 장학사, 연구사와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교직윤리를 주제로 말씀을 드릴 기회가 있었다.

교육입국(敎育立國)의 큰 뜻을 품으시고 학불염 교불권(學不厭 敎不倦)의 자세로 인사(人師)의 길을 걸어오신 선생님들께서 각고면려(刻苦勉勵)의 노력으로 교감자격 연수를 받게 되심을 충심으로 경하드리며 그 기쁨을 함께하고 싶었다.

교사는 학생들의 사표(師表)요, 동일시(同一視)대상으로, 교사의 언행은 학생들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고, 행동준거, 언어모형이 되기 때문에 교사의 일거수 일투족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고, 교직은 다른 직업과 달리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이제 선생님께서는 학급을 관리하고 학생들과의 생활에서 벗어나 교무를 관리하고 교장과 교사의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거나 교육 전문직으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역할수행에 따른 근무태도를 한번쯤 생각해 봄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대할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자신에게는 가을의 서리처럼 엄격해야 한다. 또 논어엔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실려있다. 학생과 교사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몸가짐과 언행이어야 한다.

논어엔 기신정 불령이행(其身正 不令而行)이라는 말도 나온다. "몸가짐을 바르게 하면 명령을 하지 않아도 행하여 진다"는 말이다. 매사에 솔선수범하며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행동해야한다. 교육현장에서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교사가 학생들에게 폐휴지를 버리지 말라고 하면서도 교사는 담배꽁초를 버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던 시절도 있었다 .

또 예기(禮記)에 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도 중요하다.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교직에 임하려면 전문직으로 부단한 연찬속에 열심히 가르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순자(荀子)는 권학편(勸學篇)에 "청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더 푸르다(靑出於藍 靑於藍)"고 제자가 스승보다 우뚝하게 자람을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했다.

일반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던 국외자(局外者)인 내가 교육학 한줄 배우지 않고 검정고시(역사과 준교사)를 통하여 교사가 되고, 중앙부처에 행정직 국가공무원으로 발령을 받은 후 네 차례나 미련 없이 사표를 내고 신설교인 충주시 중앙탑면 가금중학교에 발령을 받은 후 남들은 충주중으로의 영전을 축하한다고 하는데 이임인사차 교단에 오르자 목이 매여 말을 마치지 못하고 눈물바다가 된 학생들을 뒤로 한 채 떠나던 때가 떠오르며 그래서 교직에 몸담게 되었고, 충남대교육대학원(일반사회 2급정교사, 교육학석사)을수료했다.

청주고는 모교 학생으로(3년), 교사로 5년, 교장으로 2년으로 10년을 근무하고, 청주고(5년), 이어서 청주여고(3년)을 교사로 근무하다보니 부부제자들이 여러 명이 있고, 32년6개월 근무 후 청주고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영진(榮進)하신 분들께서는 출람지예(出藍之譽)의 보람 속에 높고 크신 교육경륜(經綸)을 펼치시고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나날이 좋은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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