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식 전 음성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우리 농촌의 노동현장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과수원의 접과나 봉지 씌우기 작업에서부터 수확현장에 이르기까지 노동이 있는 곳이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일부 대농의 경우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여 봄부터 가을까지 숙식을 제공하며 월급을 주고 있다. 이들이 일철이 시작되면 왔다가 끝나면 돌아가는 소위 ‘계절제 근로자’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노동현장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의 역할은 필수 절대적이 되었다. 특히, 노동집약적이고 복지후생이 낮은,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 업종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필수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늘날 외국인노동자는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몫을 담당하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는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 중 노동에 종사하는 인구는 4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렵다. 불법으로 체류하는 사람들도 있고, 통계에서 제외되는 조선족, 또 계절제로 단기간 근로자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근로자는 1990년대 산업연수생 제도를 시행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국내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지속적인 임금인상을 요구하는가 하면, 3D 업종에 대한 근무회피로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산업연수생 제도가 활성화되면서 외국인 근로자는 급속히 증가하였다.

최근 들어 건설현장, 농장 등의 일부 노동현장에서는 불법 체류자의 고용으로 문제가 발생하는가 하면, 낮은 시급과 환경 등 외국인에 대한 인권 침해가 많이 발생하였다. 살인, 강도, 강간 등 외국인에 의한 강력범죄도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생활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의 증가도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가 하면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 부족과 열악한 환경여건으로 인하여 산업사고도 OECD 국가 중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를 돼지우리 같은 더러운 환경에서 생활하게 하고 청결하지 못한 음식을 제공하는 등 특정 국가 출신 노동자를 비하하거나, 다문화 가정에서의 외국인 부인에 대한 폭행 사망 사건이 발생하는 등 문제 야기는 국가 간의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우리의 인식 속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면 불법 체류자나 밀입국자로 인식하거나 우리와는 다른 사람으로 색안경을 쓰고 보는 현상이 많다. 우리나라보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나라 사람이라고 하여 무시하고 보는 우리의 사고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성장기에 많은 노동자들이 독일에 광부나 간호사로 파견된 일이 있다. 큰 꿈을 품고 간 독일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은 독일인과 완전히 차단된 생활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 물건을 구입하는 마트도 현지인과 구분된 공간을 사용하여야 하고 약소국가 국민이라는 이유로 천대받은 바가 있다. 우리는 오늘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외국의 노동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우리의 국민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저들이 우리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음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디에 있든 다 같은 지구촌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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