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꿈드림 센터장

 
 

인생을 살아가면서 아무런 고민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살아있는 유기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살아 숨 쉰다는 것은 고민도 함께 들숨과 날숨을 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고민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신체와 정신에 영향을 미칠 때 우리는 몹시도 아파한다.

세상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다. 스트레스에 잘 적응하고 해소나 가는 방법이 중요하다. 청소년들이 가장 큰 고민은 학업 스트레스다.

청소년들은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와 입시에 대해 무기력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느낀다. 스트레스는 미래에 대한 예측 가능성, 조절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때 막연한 불안감과 함께 쌓인다.

우리나라 학생 4명 중 1명은 학업 스트레스로 자해와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설문 조사가 지난 7일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인 학부모 단체에서 경쟁교육 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 조사결과 설문에 참여한 전국 초등학교 60개교, 중학교 40개교, 일반고 40개교, 영재, 특목, 자사고 100개교 학생 5176명과 학부모 18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학생의 절반인 53.3%가 학업이나 성적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응답한 학생 47.3%는 불안이나 우울한 적이 있다고 밝혔고 자해 또는 자살을 경험해본 경험이 있다는 학생은 25.9%로 집계됐다.

경쟁교육, 대학입시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학생의 51.4%가 그렇다고 답했다.

학교 급별로 보면 특목, 자사고 3학년 학생이 76.3%로 가장 높았고 일반고 3학년 74.7%, 중학교 3학년 42.5%, 초등학교 6학년 15% 순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도 64.8%가 대학입시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목. 자사고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75.0% 일반고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58.8%보다 대입에 따른 고통을 호소한 비율이 16.2%나 높게 집계됐다.

경쟁교육 및 입시로 인한 고통을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학생의 81%, 학부모의 80.9% 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들은 우리 교육이 대학 이름으로 줄 세우기로 하지 않는 교육 58.7%, 학원에서 선행 학습하지 않아도 되는 교육 54.4%, 시험성적으로 차별하지 않는 교육 39.9%로 변화하기를 희망했다.

이미 독일이나 유럽에서는 경쟁교육보다는 협업교육을 체계화하고 있다.

“경쟁교육은 야만이다.”라는 생각이 1970년대 독일 교육개혁의 기본원리였다.

독일 철학자의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경쟁 이데올로기가 극단화되면 또다시 나치즘 같은 야만을 낳을 수 있다며 경쟁교육을 반대했다.

경쟁교육은 승자도 패자도 모두가 피곤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패자는 자신을 자책하거나 자신을 옥죄어 가는 삶의 패턴 속에서 고통을 감내하거나 무기력한 상태로 빠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승자도 안심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언제든지 승자의 자리는 경쟁으로 인해 내놓아야 하는 불안감으로 자신을 채찍질해야 하는 형국이다.

인간사회는 더불어 공존하는 협업 사회이다.

청소년 10명 중 4명이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자해와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 현재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학부모 80% 이상이 경쟁교육을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하고 있지만, 국가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신의 문제 해결에 대한 주체적인 참여와 깊은 문제의식을 느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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