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주민들 근시안적 시각 비판… 상생협의체 구성 ‘재논의’ 촉구

충북혁신도시 국민체육센터 건설 모습
충북혁신도시 국민체육센터 건설 모습

음성과 진천, 두 개의 자치단체가 맞물려 있는 생활권인 충북혁신도시가 공유시설 이용료와 운영비 부담을 두고 두 지자체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충북혁신도시 국민체육센터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수영장과 체육관 등을 갖춘 이 체육센터는 음성군이 200억 원을 투입했다.

오는 11월 개관을 앞두고 음성군은 혁신도시 내 진천 주민에게도 체육센터 이용료를 할인해주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음성군의회가 이 조례안을 지난달 28일 제347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음성군 체육시설 관리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부결시키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8명 정원 중 국힘 소속 5명의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힘 의원들이 소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조병옥 군수를 길들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충북혁신도시 내 양군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체로 큰 그림을 보지 않는 아니한 근시안적 시각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국힘 의원들은 음성군 예산으로 지은 만큼 진천 주민이 음성 주민보다 이용료를 더 내야 하고, 일부 운영비도 진천군이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힘 소속 A의원은 "운영비, 유지관리비 이런 부분이 (음성군이)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공유도시답게 비용도 조금 공유를 했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충북혁신도시 내 진천 주민이 음성 주민보다 2배 이상 많다는 것도 운영비 분담을 요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진천군의 생각은 다르다.

진천군에서도 270억 원을 들여 육아와 보육 기능 등을 갖춘 복합혁신센터를 추진하고 있지만 음성군에 운영비 분담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진천지역에도 어린이 다목적체육관, 진로체험 시설, 놀이 공간이 들어서는 어린이특화 공간이 설계 중인데 준공 운영에 들어가서 음성군과 음성군민들에게 이용료나 운영비를 부담시키면 좋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특정 시설 운영과 관련한 논의가 아닌 혁신도시 시설 전반에 대한 통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초, 진천군과 음성군 등이 혁신도시 발전을 위해 맺은 상생협약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천군에 사는 한 주민은 “처음에 양군은 쓰레기 봉투값, 지방세, 택시비 등 생활 관련 부담 비용이 달라 통일하는 노력에 집중했다”면서 “이제는 국민체육센터, 혁신지원센터, 소방병원 등 대규모 시설들이 나눠서 건설 운영돼 지자체 예산 문제와도 연계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진천지역에 들어설 시설에 대해 향후 음성군민들이 이용할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진천군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비용을 청구하고 이런 것보다는 장기적으로는 자치단체 조합이나 발전지원센터 같은 것을 공동으로 설치해서 상생발전에 힘을 모아야한다."고 밝혔다.

하나의 생활권이지만 도로 하나를 두고 다른 행정구역으로 나뉜 충북혁신도시.

공공시설 이용과 관리를 두고 좀처럼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두 자치단체 간 갈등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충북혁신도시 내 맹동면에 사는 한 주민은 “충북 음성군과 진천군이 충북혁신도시 내 공공시설에 대한 공통된 운영안을 마련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시설이 준공 운영되거나 건설 중인 상황에서 행정구역체계 일원화 문제를 조속히 추진하여 상생협의체 등을 구성하여 음성군과 진천군 양군에 줄다리기로 지쳐있을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음성군이 건립하는 ‘맹동혁신 국민체육센터’는 토지비를 포함한 약 300억원을 들여 오는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음성군 예산액 약 200억원이 포함된 액수다. 아울러 민간이 위탁 운영하게 될 수영장에는 매년 약 4억3600만원의 음성군 예산이 투입된다. 향후 2년 2개월간 9억4400만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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