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영 전청주고 교장 ∙ 칼럼니스트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했는데 오늘 우리의 교육계가 어수선하고 갈등이 심하다. 빨리 안정을 찾아야 할 텐데 걱정이 된다.

순자(荀子)의 권학편(勸學篇)에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청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보다 더 푸르고”, 빙수위지 한어수(氷水爲之 寒於水), “얼음은 물에서 나왔지만 물보다 차다”고 했다.

우리는 제자가 스승보다 우뚝하게 자라는 기쁨을 출람지예(出藍之譽)라고 하여 교직의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일보사에서는 매년 한국교육자대상(한국敎育者大賞)을 시상하고 있다. 2003년 청주고교장으로 재직시에 학교에서 8일간 학교에서 호주에 다녀오는 날인데, 다음날에 한국일보가 주관한 5월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제22회 한국교육자대상 시상식이 있었다. 인사(人師)가 되겠노라는 마음가짐 속에 교직에 들어왔지만 이룬 것 없이 보낸 강산이 세번 바뀔 31년 세월, 시상식에서 “스승의 상”을 받게 되었다. 꽃다발을 들고 단상에 올라온 청주고 시절의 제자들을 보니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24년 전 내가 청주고에 근무 할때 교정에서 서있던 소나무가 교장으로 부임해오니 장송(長松)이 되어 늠름한 모습의 소나무는 훌륭하게 성장하여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제자들의 모습처럼 보인다

지난날 법학을 전공했고, 남들은 학훈단을 거쳐 소위로 임관되고, 나는 헌병학교 수료후 제1헌병대대에 배정되어 남들은 30개월 순찰과 장군관사 경비를 섰는데, 나는 처음엔 대대 수사과에 근무하라 했는데 순찰대 인원이 부족하다고 함께 순찰대에 배정되어 순찰하지 않고 행정만을 혼자 보았지만 김신조간첩들의 남파로 36개월후 만기전역후, 중앙청에 배정 후, 얼마후 사직, 절간에서 사법고시 준비 중 검정고시를 발견, 검정고시(역사과 준교사)에 합격하여 신설교인 가금면(충주시 중앙탑면) 가금중에서 교사로 교직생활이 시작되었다.

제자들에게 꿈을 심어 주겠노라고 충주중, 청주고(서울대 8ㅇ명 합격할 때 발령)후에, 전입후, 청주여고 등에서 담임을 맡으며 함께 울고 웃으며 달려온 세월, 연구사로 교원연수와 힉생수련 중 고교간부학생 1만명을 대상으로 전담강의를, 장학사로 생활지도와 정신교육을, 충북대사범대학부설중 교감으로 충북대사대생들을 대상으로 교원 양성에 일익을 담당하였고, 고향인 음성고 교장과 청주시 청운중 교장을 거쳐 모교인 청주고 교장으로 학생들이 사람답게 바른 모습으로 성장하도록 교육하겠노라고 노력은 해 왔지만 이룬 것 없이 보낸 세월이었다.

고민하고 방황하던 제자들이 국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사회의 중견으로 자란 모습을 보니 대견스럽고 이것이 교직자가 느끼는 보람(出藍之譽)이리라.

청주고는 청소년기 나의 꿈을 키워온 정신적 고향인 모교요, 젊은 날 제자들과 5년간 함께 생활해 왔고, 2002년9월에 부임해서 2004년8월까지 교장으로 근무하는 깊은 인연이 있는 나의 모교였다

2003년 5월 5일 개교 79주년에 제자인 57회의 도움으로 “웅비(雄飛)”라는 立石을 하게 되었다. 학생들이 웅지(雄志)를 품고 비상(飛上)하기를 바라는 선배들의 후배사랑의 마음을 담아 못 쓰는 붓을 들어 돌에 글씨를 넣었는데 “웅비(雄飛)”는 청주고의 상징물로 “교비”가 되었다.

부족한 저에게 큰상을 받도록 이끌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한국의 청소년들이 웅지(雄志)를 품고 동량으로 성장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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