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 센터장

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 센터장
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 센터장

세월의 흐름을 체득하는 오감의 과정은 다양하다. 시각으로 체득하거나 청각으로 체득하거나 미각이나 촉각 향기로도 느낄 수 있다.

어느 감각에 관심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계절이 주는 다양한 체득과정을 깊이 음미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눈으로는 볼 수 없어도 계절마다 풍기는 들꽃의 향기와 볼을 스치는 바람으로 가을의 향기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기후 이상으로 인한 폭염과 장마로 인해 인간은 자연 앞에 나약한 존재로서 자연으로 돌아가야 함을 절감하고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가을의 문턱에서 세월의 뒤편 낡은 흑백필름을 인화하듯 뒤돌아보면 사람에게는 우여곡절로 인한 인연의 고리를 떠올리게 된다.

“시각장애인은 동정의 대상이 아닌 장애를 극복하고 우리와 같이 사회의 동반자로서 살아가야 할 내 이웃일세”

재경 정설회 김태영 회장께서 나에게 건네 한마디 말씀이 음성군에서 매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등반대회의 목적이자 신념이 되었다.

음성사랑나눔공동체에서 주관하여 개최한 사) 충북시각장애인 연합회 음성군지회 시각장애인 등반대회는 코로나를 맞기 몇 년 전까지 10년이 넘도록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시각장애인 등반대회를 개최할 당시만 해도 순수한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와 협조로 1~2회는 치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예산 소요는 해를 거듭할수록 감당하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시각장애인 등반대회 3회기를 맞이하던 2006년 들어 매년 개최하던 시각장애인 등반대회를 여기에서 멈춰야 할지를 고민하던 차에 재경 정설회 김태영 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매년 개최하는 시각장애인 등반대회로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네

시각장애인 등반대회 아무런 걱정하지 말고 매년 하던 대로 그대로 진행하게 내가 등반대회에 드는 모든 경비는 해결해 줄테니까 “ 절망의 늪에서 한 줄기 햇살이 내리듯 희망이 샘솟았다.

정성을 다하면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는가보다라는 마음의 속삭임을 되새기며 등반대회를 준비했다.

그해 김태영 회장은 시각장애인들에게 들어가는 식대와 경품, 기념품까지 모두를 준비해온 것은 물론 원로연예인과 초청 가수 까지 초대하여 음성읍 봉학골 삼림욕장을 찾았다.

재경 음성군민 회장을 맡았던 당시 음성군 9개 읍면 재경 회장들로 구성된 정설회 회원들에게도 경품을 찬조받아 이들 회원도 모두 함께 참여하여 시각장애인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선사했다.

등반대회를 준비하던 음성사랑나눔공동체 회원들에게도 “어려울때 얘기해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줄께”라며 빙긋이 웃는 김 회장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등반대회에 소요되는 경비가 지원될 수 있도록 지자체에도 적극적으로 건의하여 그 이듬해부터는 예산으로 책정되는 여건의 발판을 마련하는데도 음으로 양으로 많은 관심을 쏟아놓으셨다.

김태영 회장의 고향 사랑은 남다르다.

무언가를 드러내놓고 펼치는 것이 아니라 남몰래 선행을 베풀어왔다.

음성군 내 시골 마을의 화재로 가옥이 타버리고 살기가 막막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금일봉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소외된 지역 아동들을 위해 후원기금을 전달해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앞장서기도 했다.

몸이 배고픈 시대가 아니라 마음이 배고픈 지금의 시대에서 김태영회장의 사랑은 마음의 허기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를 몸소 보여주었다.

눈을 뜨고 있지만, 혹시 마음의 눈으로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자문을 하게 된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맞았지만, 인간의 욕망은 적당한 선에서 멈출 줄을 모르는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가을 단풍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아쉬움을 올해는 자연스러움 그대로, 고향의 정취를 체득하면서 고향 사랑을 느껴보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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