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각자무치(角者無齒)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뿔이 있는 짐승은 이빨이 없다는 뜻이다. 뿔이 있는 소는 날카로운 이빨이 없고, 이빨이 날카로운 호랑이는 뿔이 없다.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재주를 가지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코뿔소가 신(神)을 찾아갔다. 코뿔소는 사자와 같이 날카로운 이빨을 달라고 졸랐다. 신은 코뿔소에게서 나뭇잎과 풀을 잘게 씹어서 먹을 수 있는 이빨과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뿔을 거두어가고 날카로운 이빨을 주었다.

얼마 후 코뿔소가 다시 신을 찾아왔다. 코뿔소는 신 앞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는 보기에 딱할 정도로 몹시 말라 있었다.

“어째서 우느냐? 네가 갖고 싶은 것을 가졌지 않았느냐?”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초식동물인 제게 예전의 이빨이 사라지고 날카로운 이빨이 생기자 도저히 풀과 나뭇잎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동물들을 사냥하려고 하니 제 발이 너무 느렸습니다. 부디 저를 불쌍히 여겨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코뿔소야! 나는 초식동물들에게는 뿔을 주고 육식동물에게는 날카로운 이빨을 줬단다. 둘 모두를 주지는 않았지. 인간들에게도 마찬가지란다. 한 사람에게 여러 가지 재주나 복을 주지는 않았어.”

긍정심리학의 창시자인 마틴 셀리그먼 박사는 인간의 강점을 24가지 영역으로 나누었는데 모든 인간은 이중 3~4가지의 대표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셀리그먼 박사는 자신이 가진 약점에 주목하지 말고 자신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면 누구든지 행복한 삶을 살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 경영자들의 모임에서 어느 업체의 사장이 하소연을 했다.

"요즘 직원들 때문에 무척 골치가 아파요"

"무슨 일입니까?" 다른 업체의 사장이 물었다.

"불만이 가득해 모든 일에 생트집을 잡는 사람, 쓸데없이 걱정이 많아 전전긍긍 하는 사람, 늘 빈둥대며 바깥에 나갈 기회만 보는 사람, 이 세 사람 때문이라오." 

이야기를 들은 다른 업체의 사장은 그 세 사람을 자신에게 넘기라고 했다. 이튿날부터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게 된 그들은 전과는 다른 업무를 맡게 되었다.

트집을 잡는 사람은 품질 관리를, 사고가 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사람은 보안 경비를, 바깥에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제품 홍보를 하게 했다. 시간이 흐른 뒤 세 사람은 놀랍게도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담당 업무와 자신의 개성이 서로 맞아떨어져 열심히 일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전쟁이 임박한 동물나라에서 총지휘관인 사자에게 여러 동물들이 몰려왔다. 동물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수군거렸다. "당나귀는 걷는 것도 엉성하니까 전쟁에 도움이 안 돼! 그러니 넌 필요 없어!" "토끼는 눈이 커서 겁이 많아. 역시 도움이 안 돼!" "개미는 가서 잠이나 자라. 힘도 없는 것이!" "코끼리는 덩치만 컸지 너무 느려!"

이때 총지휘관인 사자가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내 눈에는 다를 최고의 전사로 보이는데 왜 여러분은 그런 소리만 하고 있습니까? 당나귀는 입이 길어서 나팔수로 적합하고 토끼는 걸음이 빠르니 전령의 임무를, 개미는 눈에 잘 안 띄니 첩보원을, 코끼리는 힘이 세니 물자를 지원하면 됩니다."

인간은 각자무치의 존재다. 그러므로 내게 뿔이 없다고 한탄하기 전에 이가 있음에 감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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