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음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꿈드림 센터장

 
 

가을걷이를 맞이하는 농촌의 하루하루는 분주하다. 수확기를 맞이한 농산물을 제때 거두고 제때 출하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것보다도 생태적 속성에 민감하다. 농사철에는 “부지깽이도 덤벙인다.” 필요하면 “고양이 손도 빌린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농촌의 현실은 일손 부족 등으로 너무나 힘든 여정에 처해 있다.

젊은 사람들은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도시로 다 나가고 농촌을 지키며 농사일에 종사하는 이들은 대부분 고령자분이다.

그나마도 이분들마저 안 계시게 되면 농촌은 빈집과 함께 놀리는 땅들이 늘어날 것이다. 고령화된 농촌의 일손 부족을 외국인 노동자들로 많이 채워졌는데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더 많은 고충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외국인들이 조금씩 들어와 농촌 일손을 거들고 있지만 품삯인상과 영농자재비 인상 등에 따른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농촌의 현실이 공동화로 변모해가는 것은 현실이다.

하지만 농촌 농업은 단순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역할을 넘어 식량안보, 환경·생태계 보전, 여가와 휴식의 제공 등 지역사회와 국가를 지탱하는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기후위기는 먹거리의 위기이며 생존의 위기이다. 기후위기로 제일 먼저 닥칠 것이 식량난의 위기일 것이다.

기후위기는 지구촌의 전세계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 협력을 모색해야하지만 세계정세는 그러질 못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이 격하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협력하는 상황은 더 멀어지는 것 같다.

기후위기를 극복할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가고 있으며 인류는 회복 불가능의 강을 건너는 중이다.

이런 시대적 맥락에서 보면 앞으로 식량난에 따른 먹거리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될 것이며 농업은 장래 유망직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음성군꿈드림에서는 청소년들이 농부체험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상추, 고추, 가지, 옥수수, 고구마 등 농산물 모종을 구입하여 직접 식재하고 수확까지 하면서 유기농 농산물이 주는 식감과 함께 뿌듯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고구마를 수확하여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기증해줌으로써 자신의 작은 땀방울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것에 보람을 느끼면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을 체득하고 있다.

농촌 일손이 부족한 농가에 일손을 보태는 시간도 가지면서 나눔과 봉사의 의미도 채우고 있다. 농부체험을 하면서 기후위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친환경 사회를 조성할 수 있는 친환경 세제 사용하기 등도 널리 홍보하여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작은 노력이고 시도이다. 하지만 지구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며 하지 않으면 거주 불능지구의 종착지 점에 닿는 시간을 앞당길 것이다.

그동안 우리 청소년들은 경쟁의 가치 속에서 효율만을 강조하는 흐름에 노출됐고 이 흐름에 동참하지 않으면 낙오자 취급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뭐든지 승자가 독식하는 사회로 인해 불평등구조가 점점 심화돼 왔다. 경쟁이 심화할수록 양극화 현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능력이라는 미명하에 경쟁이 정당화되고 경쟁에 밀리면 당연히 자신의 무능과 무기력감을 감내하는 생활습관에 익숙해왔다.

우리는 이제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를 통한 연대와 소통 그리고 안전이라는 발판이 더 절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단지 경쟁이 최고인 양 착각과 환상에 빠져 있을 뿐이다. 이제 벗어나야 한다. 청소년기 인성함양도 이론적 토대로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고 일상생활화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청소년의 농부체험은 협동의 정신을 배우고 인성을 함양하는 가운데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 생태적 기후의 중요성 등 다양함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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