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박물관 / 雅鳳 김진수
여기
그대를 데려온 건
철들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계근대(計斤臺) 어깨를 짚고
녹슨 전기로가 반기는
골짜기
소나무 청단풍 키 작은 철쭉들 수군수군
산새들 들풀 들꽃과 눈맞추며 쫑알쫑알
작은 연못 정자 그 옆 키 큰 미루나무 멀뚱멀뚱
아름답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소박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골짜기
여기
세상을 움직이는 철(鐵)을 따라
한 철이 저물고 있습니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와 <조선경국전>에 썼던 ‘검이불루 화이불치’(檢而不陋 華而不侈)를 변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