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득(수필가. 원남면 주봉리)

이시대의 과연 지고지순한 사랑이 존재하는가?
의문을 품은 사람은 불행할 것이며 믿는 사람은 행복할 것이다.
나는 믿지도 의문도 품는 쪽이 아니니 애매한 편이다.
사랑이 있는한 이 세상에 희망은 보일 것이다.

세가지의 사랑을 꼽아본다면 꽃과 아가의 웃음소리, 어머니의 사랑 이세가지가 표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예쁜꽃도 언젠가는 시들것이며 아가의 웃음소리도 자라면서 그 천진함을 잃어 버린다.
다만 어머니의 사랑만은 변하지 않는다.
어머니의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야 말로 바로 모성애가 아닐까.

그러나 지나친 사랑은 자식을 망가뜨리는 경우를 종종 볼 때가 있다.
한달의 몇 백만원의 과외비 이것은 자식에게 때로는 무거운 짐이 될 수도 있다.
내자식을 기죽인다고 넘치게 주는 용돈 그 돈 역시 약이되고 한편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 돈이 아닌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인가.

그것을 자제할수 있는 부의층이 얼마나 있을것인가! 극치에 다 달은 빈부 격차가 하늘을 찌른다.
가정파탄과 아동학대로 이어지는 요소가 아닐는지 걱정스럽다.
요즘은 방학중이라 점심을 굶는 아이들과 소녀가장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것을 피부로 절감하는 어머니의 가슴은 칼로 도려내는 심정일 것이다.
어느 식당에서 본 광경이다.

아이를 앞세우고 들어오는 젊은 엄마가 있다.
한손에는 아이스크림 또 한손에는 과자봉지를 들고 오더니 식당을 놀이터로 착각을 한 듯 마구 뛰며 소란을 피운다.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엄마의 인격이 의심스러웠다.
요즘아이들은 너무도 이기적이다.

두아이의 손을 닦아 준다고 식탁위에 화장지통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을 벌리고 있다.
식당 손님들은 그 아이들과 엄마에게 시선이 모아 지면서 불쾌한 마음을 속일수가 없었다.
지나친 사랑보다 조금 모자라는 사랑이 더 아름다운 사랑이 아닐까!
넘치는 사랑은 잠시 뿐이지만, 그 사랑을 조금씩만 나눈다면 사랑은 두배로 다른 가슴에 심어져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다.

그래도 사랑하는 가슴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살만하다.
서로가 다른 식물을 키우고 있지만 그 식물은 진실한 마음으로 키운자들끼리 먼 훗날엔 가슴을 맞댈 수 있어 더욱 고마울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 해도 같은 것을 오래 보다보면 외면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하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은 그렇지 않다. 겪어 볼수록 정이 끌리고 소리없는 여운이 가슴에 남는 법이다.
그 내면의 아름다움이란 진실한 가슴이여 오래사귄 친구처럼 바라만 보아도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격이없는 사랑 그것이다.

돈이 많아서, 권력이 좋아서, 결코 그 것은 아니다.
가슴 밑바닥에서 진액같이 우러나오는 내면을 추구하는 그 것이리라. 때로는 물질로 그것이 부족하다면, 새벽새소리, 가슴은 안개처럼 자욱하게 설레이며, 잠을설쳐 가면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진실한 그대로를 하얀 백지에 한줄씩 써내려간 순수한 편지한통 전하는 것도 더없이 큰 위안이 될 것이다.
소유가 줄어들수록 마음은 고요해 진다고 한다. 텅빈 가슴에 아름다운 고요는 찾아 오련만 우리들은 끝내 그 경지에 다 다르지 못하고 조건 없는 사랑을 다시 쏟아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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