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숭이 임금님

벌거숭이 임금님이라는 동화가 있다. 어떤 나라에 사기꾼이 찾아와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감을 짠다고 했다. 그 옷감은 거짓말하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임금은 옷감을 짜게 되고 옷을 지어 입었다. 그의 눈에도 옷이 보이지 않아 의심스러웠지만 신하들은 그의 잘못이 드러날까 두려워 한결같이 임금님이 입은 옷이 아름답다고 했다.
그래서 임금은 거리로 나섰고 결국 아이가 임금님이 발가벗었다 라는 말에 들통이 났고 망신 당했음을 깨달았다.
주변에 진실을 말하는 사람, 정직한 사람이 없으면 지도자는 실수를 하고 그 실수를 깨닫지 못한다.
그리고 그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파경을 맞이한다. 요즘 인기있는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미륵 사상으로 백성의 신망을 얻고 고려국을 세운 궁예의 경우도 그러하다.
그는 도읍을 철원성으로 옮겨 가면서 궁궐의 성벽을 낮게 하였다. 백성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도읍반대를 주장하는 신하를 죽이는 것을 시작으로 독재를 잃삼다가 왕건에게 쫓겨났다.
백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의자왕은 즉위하면서 개혁을 시작으로 나라를 튼튼히 했지만 얼마가지 않아서 바른소리하는 충신을 몰아내고 결국에는 망했다.
신라가 망할때나 고려가 망할때도 마찬가지다. 난세에는 충신은 산으로 숨고 조정에는 간신만 득실거린다고 했다.
현대사에도 마찬가지이다. 나라를 바로 세우겠다고 총검으로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탈취한 박정희는 민정이양을 하겠다고 하다가 대통령이 되었고 두번도 모자라 헌법을 고치면서까지 세번씩 대통령을 하면서 반대하고 비난하는 입을 막고자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초법적인 유신헌법을 만들었고 긴급조치 1,2호를 만들어 국민의 입을 봉쇄하였다.
그 결과 부정부패는 극에 달하고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가장 신임하는 부하에게 총으로 암살당하는 비운으로 끝났다.
얼마전 충청북도 국정감사에서 모단체장께서 감사위원들의 추궁에 얼굴이 빨개지는 수모를 당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그는 평소에 독재자요, 충성하는 직원만 측근에 중용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의 막무가내 성격에 단체 교섭을 이뤄내지 못하고 질질 끌다가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기관이 민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매춘여인숙 소유자라는 치부가 들춰지고 교육자로서의 양심과 자질을 의심한다는 가장 치욕적인 추궁까지 당했다.
요즈음 음성군청 사이트 군수에게 바란다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들이 자주 지워진다.
주민들의 의견수렴이라는 취지에서 만든 사이트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답변도 없이 지워 버린다.
그래서 그런가 군수에게 바란다는 삭제라는 표시가 많고 올라오는 글도 별로 없다. 더욱이 자유게시판에는 비판의 글들이 사라지고 영업광고가 판을 치고 심지어 농담과 개그글까지 올라온다.
다른 군에 비해서 저속하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의견수렴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는 토론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은 운영자의 책임이다.
군민의 입을 봉쇄하고 여론수렴의 창을 닫다가 임금님을 벌거숭이로 만든 신하처럼 하는 짓이 아닌것인지 우려한다.
창밖을 보라, 찬 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떨어지는 낙엽 속에 민심도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을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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